[단독] 여야의정 협의체 첫발…의료계 "수시 미충원 인원 뽑지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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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 이진우 대한의학회장 등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협의체에 여당 측 인사로 참여한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 종료 후 브리핑에서 “협의체가 12월 말까지 기한을 두고 운용한다”면서 “가능한 12월 22일, 23일이나 그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서 국민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협의체는 앞으로 매주 전체회의와 소위원회 각 1회씩, 주 2회 회의를 개최키로 했다.
1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 앞에서 한 직원이 중증환자 발생으로 진료가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문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계는 이날 사직 전공의 복귀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고 한다. 김성원 의원은 “의료계가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사직 전공의가 응시해서 합격해도 내년 3월에 입대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정부에 전달했다”며 “정부에서는 사직 전공의의 복귀를 돕기 위해 진지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의평원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의료계의 요구가 있었다”며 “정부에서 진지한 논의를 하고 협의체에 다시 보고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의료계는 의정갈등 해결을 위한 의료계의 요청사항을 담은 문건을 전달했다. 여기에는 의료계가 빠진 채 현재 진행 중인 정부의 의료개혁 특별위원회 활동을 일단 멈추고, 보건복지부가 속도내고 있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 사업도 중단해달라는 제안이 담겼다. 또 이번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등급 미달, 다른 의대 중복 합격 등으로 미충원된 인원을 정시로 이월해서 뽑지않는 방안을 포함해 2025년 의대 정원을 조정할 수 있는 대안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와 의대생을 설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성의라도 보여달라는 취지다.
이날 회의에는 정부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대표와 이만희ㆍ김성원ㆍ한지아 의원이, 의료계에선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과 이종태 한국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의료계 유일의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의정 갈등의 당사자인 전공의 단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불참했다.
참석자들은 아직 협의체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야당과 의료계 단체를 향해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한동훈 대표는 회의에서 “협의체의 합의가 곧 정책이 될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협의체를 당초 민주당이 가장 먼저 말을 꺼낸 만큼 선의가 있다고 믿는다. 우리 모두는 민주당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는 향후 5년 내 국가재정 10조를 비롯해 총 30조 원이라는 전례 없는 예산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그간의 의료계 요청을 반영해 불합리한 수가 구조를 개선하고 충분하고 공정한 보상 체계를 확립해 필수 의료를 강화하겠다”고 의료개혁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또 “전공의들의 수련 환경도 대폭 개선해 제대로 수련 받고 합당한 대우를 받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전공의들의 목소리가 실제 정책에 반영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은 “그동안 의료계에선 협의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으나, 정부와 의료계의 불통 속에서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 사상 초유의 의료시스템 붕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참여했다”며 “이번만큼은 정부와 여당이 위기의식을 가지고 진정한 해결 의지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정부와 여당이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갈등은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협의체가 온전한 모양새를 갖출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민주당은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이 빠진 상태의 협의체에 대해 국민과 의사 사이에선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있는 것 같다”한민수 대변인며 미온적인 입장이다. 전날 임현택 회장의 탄핵안이 가결되는 등 의협은 리더십 공백 상태고,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이 페이스북에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의료계 일각에선 새로 꾸려질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와 집행부가 전공의, 의대생 등을 품에 안고 대정부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낙관론도 제기됐으나, 오히려 더 강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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