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Y 염색체 보도 유감
페이지 정보
본문
[주영민 기자]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경기에서 이마네 켈리프 선수알제리의 기권승을 놓고 언론들이 XY염색체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XY 염색체 여자 복서의 돌주먹... 올림픽 복싱 성별 논란https://omn.kr/29njm 여자 복서 성별 논란에 IOC "그들은 피해자, 학대 안타까워"https://omn.kr/29npl 언론은 이 문제를 찬성과 반대로 양분하여 다루는데 트랜스젠더 당사자로서 심각한 우려와 실망을 표합니다. 이는 국내외 성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찬반으로 나누는 혐오와 시혜의 관점에서 나온 납작한 주장입니다. 논의에 앞서 개념부터 정리하겠습니다. - 지정된 성 sex : 태어날 때부터 신체적 특징으로 발현되는 성별을 뜻합니다. 이 글에서는 지정성별이라는 단어를 씁니다. - 젠더 정체성 : 개인이 깊이 느끼고 있는 내적·개인적인 성 역할로 태어나면서부터 결정된 지정된 성과 일치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신체에 대한 개인적인 의식내과적·외과적 혹은 기타의 방법으로 신체의 외형이나 기능을 변형하는 것도 자유로이 선택한 것이라면 포함할 수 있다이나 의상, 말투, 버릇 등 기타의 젠더 표현을 포함합니다. - 트렌스젠더 : 젠더 정체성과 태어나 지정된 성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키는 포괄적인 용어. - 간성인인터섹스라고도 함 : 성 구별이 있는 생물의 성 염색체나 성 호르몬, 성 호르몬 수용체 등에 비전형적인 발생이 생겨 생식기 분화가 전형적인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고 여성과 남성의 생식기를 불완전하게 가지고 있는 것, 즉 양성의 신체적 특징을 불완전하게 함께 가지고 있는 상태. - 논바이너리non-binary: 비 이분법적이라는 뜻으로 기존의 남녀 이분법에서 오는 제약을 타파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 또는 그런 개념의 사람. - 젠더퀴어 : 자신의 지정 성별과 성별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고, 그 성별 정체성이 남성도 여성도 아닌 상태 또는 그런 사람.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이마네 켈리프는 출생 시 지정성별 여성이었고, 여성으로 살면서 여성 대회에 출전한 선수입니다. 이후 검사 과정에서 인터섹스임이 밝혀진 경우입니다. 그런데 일부 언론은 마치 이마네 켈리프가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인 것처럼 보도합니다. 참고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04년 5월 스톡홀름 합의를 통해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습니다. 이마네 켈리프는 수술하지 않은 안드로겐 무감응 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간성인인터섹스 선수입니다. 더욱이 이마네 칼리프 선수의 국가인 알제리는 트랜스젠더 존재를 부정하고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안드로겐 무감응 증후군이란 체네에서 남성 호르몬안드로겐 수용체가 결핍되거나 이상이 생겨 신체가 안드로겐에 반응하지 못해 나타나는 유전 장애입니다. 안드로겐 수용체가 단 하나도 작동하지 않아 외관상 여성으로 발달하고, 신체가 여성적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여성으로 출생 신고하고 성별 정체성이 여성으로 형성되므로 태어난 후 자신을 여성으로 알고 살아갑니다. 2021년 IOC가 논바이너리 선수의 경기 참여 규칙을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규정을 바꾼 후 그해 도쿄 올림픽에 스케이트보드 선수로 출전한 엘레나 스미스,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참가한 티모시 르두 선수가 논바이너리 정체성을 커밍아웃하고 출전했습니다. 역대 올림픽에선 총 6명의 선수가 오픈리공개 트랜스젠더로 출전했습니다. XY염색체라고 해서 무조건 신체적으로 월등한 경기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이탈리아 선수를 이긴 이마네 칼리프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지정성별 여성인 아일랜드 선수한테 패했고 이 점은 어떤 지적도 받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국제 경기나 스포츠에서 도핑에 사용되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계열의 경우 성별과 무관하게 남성 호르몬을 강제로 주입시켜 근육량이나 운동량을 발전시킵니다. 하지만 언급된 선수들의 경우 XY염색체이지만 실질적으로 남성호르몬을 수용하는 수용체가 없고, 설사 있다 해도 남성호르몬의 작용이 미비하기 때문에, 체격 차이나 운동량 차이가 의학적으로 무의미하다 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XY염색체가 평등을 위배한다는 식의 기사는 장애와 성소수자에 대한 몰이해와 혐오적 시선을 부추기는 잘못입니다. <한겨레> 에 트랜스젠더의 스포츠 대회 출전 관련해 기고한 심기용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상근 활동가는 본인 SNS에 "기사의 찬반 구도 자체가 문제적이라고 생각하나, 우선 이 이슈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을 더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라며 찬반 구도의 문제점을 지적함과 동시에 "염색체로 경기 하나, 프레임 자체가 너무 악의적이다"라고 비판 의견을 밝혔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주요기사
▶오마이뉴스 시리즈에서 연재하세요! ▶오마이뉴스 취재 후원하기 ▶모바일로 즐기는 오마이뉴스 ☞ 모바일 앱 [ 아이폰] [ 안드로이드] ☞ 공식 SNS [ 페이스북] [ 트위터] 한겨레> |
관련링크
- 이전글전남 산업현장서 노동자 사망 잇달아종합 24.08.02
- 다음글"남자 죽이고 싶다"더니 외할머니 살해한 19세女…다정히 머리 쓰다듬는데 ... 24.08.0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