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청라동 대한적십자사 서북봉사관 사무실에는 익명의 기부자가 보낸 택배상자가 쌓여 있었다.2024.08.05.이시명기자/뉴스1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 벤츠 전기차 화재로 임시 거주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피해 입주민들을 향한 이웃들의 릴레이 기부가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5일 오전 찾은 인천 서구 청라동 대한적십자사 서북봉사관 사무실에는 익명의 기부자가 쿠팡을 통해 보낸 김과 아기 옷, 휴대폰 충전기 등의 물품이 담긴 택배상자가 쌓여 있었다. 물품들은 현재 봉사관이나 행정복지센터 총 7곳에 임시로 머무는 청라동 아파트 주민 400여명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1일 오전 6시15분쯤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 폭발로 건물 배관이 녹아 전기와 물 공급이 끊기면서 각 시설에 임시로 머무는 입주민들이다.
한 입주민은 "요즘 혼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섣부른 판단을 한 것 같다"며 "아직 우리 세상에는 참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이웃분들이 많아 감사한 것 같다"고 전했다.
피해 입주민들을 향한 기부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봉사관이 집계를 시작한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총 35건의 물품 기부가 집계됐다. 이중 무기명 기부는 6건이다.
순대국 300인분 제공 봉사 활동대한적십자사 서북봉사관 제공/뉴스1
센터는 현재 접수된 기부금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된 건수가 없는 데다 유선상 문의도 이어지고 있는 점을 들어 더 많은 이웃이 기부에 동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청라 소상공인들도 피해 입주민들을 위한 온정 나누기에 앞장이다.
순댓국 음식점을 운영 중인 A 씨는 전날 입주민만을 위해 가게를 열고 300그릇의 국밥을 제공했다. 치킨집을 운영 중인 B 씨는 총 100마리의 프라이드 통닭을 무료로 전달했다.
이외 미용실을 운영하는 C 씨는 샤워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 입주민들을 위해 가게 방문 시 무료로 머리를 감겨주고 있다.
C 씨는 "하루빨리 입주민들이 복구되면 좋겠다는 마음에 봉사 서비스를 기획했다"며 "같은 동네 주민으로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구는 현재 해당 아파트 전기와 물 공급 복구를 위해 관련 업체와 함께 오는 7일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구는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행정복지센터와 학교 등 총 7곳에 임시 주거시설을 설치해 피해 입주민들을 안내하는 한편, 주거비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총 421명의 입주민이 임시 거주시설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날부터 일반차량 주차구역에 약 59시간 주차돼 있던 전기차에서 갑작스러운 불길이 치솟은 점을 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관계기관과 함께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에 나섰다.
지하주차장 화재로 그을린 화재 차량2024.08.05.이시명기자/뉴스1
se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