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아오지 차트 1위감"…김정은 아파트에 440만 열광,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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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블랙핑크의 로제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의 듀엣곡인 ‘아파트APT’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북한 김정은 남매 패러디 영상이 화제다. 일각에선 엄중한 안보 상황을 과도하게 희화화했단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달 31일 유튜브에선 ‘APT.KP’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KP’는 북한의 국가 도메인으로, ‘아파트’의 북한 버전을 의미한다. AI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제작된 이 영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얼굴이 합성돼 이들이 아파트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제작됐다. 김 국무위원장은 선글라스를 쓴 채로 드럼과 기타를 치고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른다. 영상 중간중간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2011년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얼굴도 등장한다.
가사도 북한 상황에 맞게 바뀌었다. 노래 제목이자 주요 가사인 ‘아파트’는 ‘로케트’로, 입술을 내미는 이모티콘을 뜻하는 ‘kissy face, kissy face’는 ‘기습배치, 기습배치’로 바꿨다. ‘던진 오물 낙하 완전 피해’ ‘매일 매일 핵 떠’ ‘조선 인민의 별’ 등의 가사도 담겼다. 영상을 만들어 올린 ‘화성인릴도지’ 계정에는 이외에도 각종 북한 패러디 영상이 공유돼 있다.
김 국무위원장과 북한 상황을 조롱하는 듯한 영상에 젊은 층 사이에선 환호하는 반응이 많았다. 누리꾼들은 “북한 아오지 차트 1위 감이다” “브루NORTH 마스” “대남 방송보다 효과적인 사이버 공격”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해당 영상은 공개 7일 만에 440만 조회 수를 돌파했고, 1만8000여개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영상을 활용해 제작된 ‘숏츠Shorts·짧은 분량의 영상’도 각각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과거 젊은이들은 북한을 한민족으로 생각했지만, 최근엔 그런 동질감보다 한국을 괴롭히는 괴상한 집단이라고 생각하는 적대감과 혐오감이 더 짙다”며 “큰 반감을 가진 상태에서 젊은이들의 표현 양식 중 하나인 유희에 기반한 풍자 콘텐트는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병하고 연일 도발 수위를 높이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이 엄중한 데도 이를 지나치게 희화화하는 것은 안보 의식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모61?여씨는 “젊은 사람들이 북한 김정은이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는 건 다행이지만 대한민국은 엄연히 전쟁 중인 국가인데 이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도발의 일상화’로 인해서 북한을 실질적인 안보 위협으로 체감하는 수위가 낮다”라고 짚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은 “현재 러시아와 북한과의 관계 및 오물 폭탄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보면 북한의 위협은 실재하고 있다”며 “안보 의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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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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