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될 학교 재건축에 63억…"고3 운전면허 따라" 30만원씩 살포 > 사회기사 | society

경기도 김포시·용인시 등에 위치한 학교 5곳은 2016~2020년 경기도교육청 환경 개선 사업을 통해 96억원을 지원받아 시설을 전면 개·보수했다. 그런데 이들 학교는 이후 2021~2022년 노후 학교를 개선하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 선정되면서 학교를 새로 지었다. 불과 몇 년 전 96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멀쩡한 건물을 철거하고 370억원을 써 새로 건물을 올린 것이다.

경기도 화성시의 한 초등학교는 근처의 학령인구가 크게 줄어들면서 전교생 숫자가 2021년 69명에서 지난해 30명으로 절반 넘게 축소됐다. 이 때문에 향후 몇 년 안에 폐교될 위험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 학교는 2021년 노후 건물 개선 사업에 선정되면서 63억원을 들여 학교를 새로 지었다.


이는 최근 감사원의 경기도교육청 감사 결과에서 드러난 예산 낭비 사례다. 감사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큰 폭으로 늘어난 2021년부터 경기도교육청이 다양한 대규모 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자 방만한 예산 집행 여부를 들여다보겠다며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 결과 멀쩡한 건물을 부수고 다시 짓는 등 수천억 원을 낭비한 사례가 속속 드러났다.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관내 고등학교에 일제히 공문을 보냈다. 고3 학생에게 1인당 30만원씩 현금을 주겠다는 내용이다. 명분은 운전면허나 토익 등 자격증 취득 지원이지만 지방 교육 예산이 많이 남아 학생에게 현금성 지원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 현장에서 각종 예산 낭비와 헛돈 쓰기 관행이 이어지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학교 공사 때 물량을 부풀리거나 멀쩡한 책걸상을 교체하고 굳이 안 바꿔도 될 학습 교재를 새로 주문하기도 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에는 코로나19 지원 명목으로 공짜 노트북을 뿌리고 현금을 나눠주는 일이 많았다.

인천시교육청은 2022년 300억원을 들여 중학교 신입생에게 노트북을 제공했고, 서울시교육청도 태블릿PC를 나눠주는 데 600억원을 썼다. 교사에게 신형 고사양 노트북을 지급하는 곳도 있었다. 교직원이 출산할 경우 교육교부금으로 축하금을 주는 교육청도 있었다. 현재도 서울시교육청 등은 초·중학교 신입생에게 입학 지원금으로 학생 1인당 20만~30만원을 나눠주고 있다.

교육교부금이 엉뚱한 곳으로 줄줄 샌 사례도 적지 않다.

2023년 국무총리실이 교육교부금 집행 실태를 들여다본 결과 학교 개·보수 예산을 교직원 뮤지컬 구입비,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 연수 등에 부정 사용한 사례가 드러났다.

전국 시도교육청 중에는 수백억 원을 들여 관사를 신·증축하는 곳이 많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전국 시도교육청 17곳에서 받은 청사 신·증·개축 현황에 따르면 올 초 기준 공사 41건이 진행 또는 추진되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업무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시설을 확충할 필요도 있겠지만, 예산이 방만하게 사용되는 건 아닌지 잘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주연 기자]

▶ 산불구호기금 삼성 30억·현대차 20억 냈는데... 100억 낸 중견기업 나왔다

▶ “보기 싫어”…손 흔드는 이재명 가까워지자 산불 피해 이재민 ‘갑자기’

▶ “연락 안닿는 자연인…” 윤택, 역대 최악 산불에 속타는 마음

▶ 때 아닌 눈 오는데 색깔이 있잖아…수도권서 목격된 이녀석의 정체 ‘혹시’

▶ “한명은 머리 수술”…프로야구 경기중 구조물 추락, 관중 3명 병원 이송

[ⓒ 매일경제 amp;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