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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 하면 김건희 여사 처벌 불가?…법 문제일까, 의지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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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3회 작성일 24-06-1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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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배우자 처벌 규정 논란]
배우자 처벌규정 없는 청탁금지법 도마에
"공직청렴 위해 배우자 처벌 대상 포함을"
"윤 대통령에 확인조차 안 한 권익위 문제"


법대로 하면 김건희 여사 처벌 불가?…법 문제일까, 의지 문제일까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를 두고 국민권익위원회가 "제재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종결을 결정하면서, 청탁금지법 규정 미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공직자와 경제공동체인 배우자의 처벌 규정을 두지 않은 것은 부정한 청탁을 없애겠다는 입법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다만 이번 김 여사 논란의 핵심은 법 규정 미비가 아니라, 있는 법을 엄격하게 적용하지 못한 반부패 전담기구의 총체적 실패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배우자 처벌 안 하는 청탁금지법

논란을 들여다보기 위해선 청탁금지법 특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 법은 은밀하게 제공되는 뇌물의 특성 탓에 형법상 뇌물죄 입증이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됐다. 뇌물죄와 달리 대가성 및 직무관련성이 없어도 100만 원을 초과한 금품을 수수·요구·약속한 공직자 등을 처벌하도록 정한다. 다만 배우자에 대해선 ①공직자 등의 직무와 관련해 100만 원 초과 금품 수수·요구·약속을 금지하면서도 ②배우자 본인에 대한 처벌 조항은 두지 않고 있다. 물론 ③그 사실을 안 공직자 등에게 지체 없이 반환·신고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④이를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는 있다.

법조계에서는 배우자 처벌 조항이 없는 청탁금지법은 입법 미비라는 비판이 나온다. 수백만 원짜리 고가 선물을 받아도 법적 제재를 가할 수 없다면, 공직 부정부패 근절이라는 이 법의 도입 목적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여사 사건이 널리 알려진 만큼, 배우자라는 우회 통로를 그대로 둘 경우 법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100만 원 이상 금품을 건네는 일은 흔치 않다"며 "이처럼 대가성이 모호한 금품수수까지 규제하고자 도입된 것이 청탁금지법"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배우자 처벌조항이 없는 것은 입법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음이 분명하다"며 "특정 금액 이상에 대해서는 배우자도 처벌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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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처벌 조항 신설도 논란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청탁금지법 개정을 예고했다. 한병도 의원은 대통령, 국회의장, 국회의원, 대법원장 등에 해당하는 고위공직자 배우자가 1회 100만 원 또는 회계연도 기준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을 경우 형사처벌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다만 배우자 처벌조항 신설은 과도한 규제라는 또 다른 논란으로 이어질 소지도 있다. 대가성 없는 금품도 처벌하도록 한 청탁금지법의 규제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질 수 있다는 이유다. 실제 배우자 처벌은 청탁금지법 논의 초기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2013년 정부의 발의나 국회 정무위 단계까지만 해도 배우자 등 가족에 대한 처벌 조항이 포함돼 있었지만 "국민 절반이 제재 대상이 된다"는 우려에 따라 본회의 통과 전 △배우자의 직무관련 금품 수수에만 △공직자 신고의무를 부과하는 선에서 법이 만들어졌다.

장영수 고려대 법전원 교수는 "배우자 처벌 조항은 처벌 범위를 가족으로 계속 확대할 경우 헌법에서 금지한 연좌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논의 과정에서 사라진 것"이라며 "대가성 없는 금품수수로 가족을 처벌하는 것은 과도한 형벌"이라고 지적했다. 진보 법학자로 분류되는 한상희 건국대 법전원 교수도 "형법상 뇌물죄 등 법이 마련된 상황에서, 청탁금지법에 배우자 처벌 규정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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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소극적 대응에도 비판

이번 김 여사 논란을 법의 문제만으로 봐선 안 된다는 지적도 많다. 권익위가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사건을 종결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처벌조항이 없다고 하더라도 신고 의무자대통령에 대한 조사, 의견 제시, 수사의뢰 등 조치가 이뤄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상희 교수는 "최소한 서면 질문이나 조사관 파견 등을 해서, 금품을 받은 이후에 어떤 조치가 이뤄진 것인지를 확인했어야 했다"며 "막연하게 법규가 없다는 이유로 종결 처리한 것은 공직자의 청렴성을 보장해야 하는 부패 방지 기구로서의 기능을 저버린 무책임한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최용문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도 “대통령 부부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부패방지 주무기관이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했다”고 비판했다. 한상희 교수 역시 권익위의 수동적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김 여사의 비위를 대통령기관의 장 스스로에게 신고해야 하는 구조"라며 "이런 절차를 어떻게 보완할지 권익위가 판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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