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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대기 기본 어항 무인사진관…물고기 배경 인생샷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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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2회 작성일 24-11-0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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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대기 기본 어항 무인사진관…물고기 배경 인생샷의 이면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물고기 네컷사진 포토부스 내부 모습. 어항 뒤편으로 카메라가 있다. ⓒ 뉴스1 홍유진 기자



"특별한 사진 건질 수 있다고 해서 와 봤어요."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지난 5일 오후 3시.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셀프 사진관은 친구, 연인 등과 함께 사진을 찍으러 온 손님들로 붐볐다. 같은 시간 텅텅 비어있는 옆 셀프 사진관과 대비됐다.

이날 기계 점검으로 인해 촬영은 불가능했지만 가게를 찾는 발길은 계속됐다. 한 20대 여성은 "이거 찍으려고 전주에서 올라왔는데 하필 오늘 닫았다"며 아쉬워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이곳은 어항을 배경으로 물고기 네컷사진을 찍을 수 있는 콘셉트의 이색 사진관이다. 포토 부스에 들어가면 열대어 수조가 있고, 뒤쪽으로 설치된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독특한 분위기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바이럴을 탄 뒤로 주말에는 기본 1~2시간을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다고.


친구와 함께 온 20대 여성 B 씨는 "인스타그램 릴스짧은 동영상에 떠서 알게 됐는데 주말에는 대기가 길다고 해서 일부러 평일에 왔다"며 "특별한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남자 친구와 함께 사진관을 찾은 20대 여성 A 씨는 "아무래도 물고기가 좀 불쌍하긴 하다"면서도 "인스타에서 봤는데 사진이 예뻐서 남자 친구랑 찍으러 왔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물고기 네컷사진 업체에 붙은 샘플 사진. ⓒ 뉴스1 홍유진 기자




하지만 일각에서는 오로지 인생샷을 위해 물고기를 도구로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업적 용도로 활용돼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는 데다, 무인 가게 특성상 관리자가 없는 동안 물고기가 학대에 노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이날 살펴본 어항 유리에는 일부 손님들이 어항을 만지거나 두드린 듯 지문 자국이 군데군데 남아 있었다. 안내문이라고는 어항 위에 붙은 두드리기, 플래시 터뜨리기 금지라고 적힌 한 장짜리 종이가 전부였다.

40년 가까이 수족관을 운영해 온 수지수족관 이희주 대표는 "어항을 살짝이라도 두드리면 어항 내부는 파동이 훨씬 크게 느껴져 물고기들에게 큰 충격"이라며 "스트레스나 면역 저하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장희지 동물해방물결 활동가는 "24시간 중 17시간은 인공적인 조명에 계속 노출이 되고,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노출되며 스트레스에 취약한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식용을 제외한 어류는 법 적용 대상이다. 동물법 전문 한주현 변호사법무법인 정진는 "관상용 물고기도 동물보호법 적용 대상이기 때문에 적정한 사육 관리를 해줘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며 "물고기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죽였을 경우 동물 학대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업체는 오전 12~7시 사이에는 물고기들의 휴식 시간을 보장하고, 물갈이도 주기적으로 해준다는 입장이다.

동물해방물결 측은 "유행이 빠르게 번져 생물 물고기를 활용한 비슷한 업체들이 우후죽순 늘어날까 봐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동물이 유희나 오락의 도구로 활용돼서는 안 될 존재라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2.10.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일각에서는 어류를 포함한 동물권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학대라는 인식조차 없는 데다, 수사기관도 미온적인 경우가 많다.

앞서 한 동물보호단체가 2020년 산천어 축제가 동물 학대, 집단 학살이라며 화천군수와 축제 주관 기관을 고발했지만 검찰은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불기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산천어를 식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동물보호법이 포유류 위주로 만들어진 탓에 현실적으로 다른 동물들을 대상으로 법 적용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한 변호사는 "수사기관에서는 물고기가 상해를 입었는지 증명하라는 식"이라며 "동물 학대 규정 자체가 포유류를 중심으로 만들어져서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cym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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