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前 비서, 격노한 김동연에 "강한 기시감 느껴" > 사회기사 | society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최근 컵라면을 끓여온 여성 비서관을 훈계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두고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수행비서였던 문상철씨가 "강한 기시감이 든다"며 김 지사를 비판했다.

문상철씨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수행비서로 근무했다.


문씨는 지난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 눈높이는 달라졌는데 정치인은 그대로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라면이 이미 준비된 걸 알았다면 직원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자신이 김치나 물을 가지러 갔다면 어땠을까"라고 했다.



또 "도청의 문화를 바꾸고 싶어 꼭 지적해야 했다면, 카메라부터 끄게 하고 비서실 직원들에게 조용히 얘기하는 게 어땠을까"라고 적었다.

이어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저렇게 공개적으로 윽박지르는 도지사에게, 또 그 영상을 자신의 SNS 계정에 홍보용으로 올리는 도청 조직에게 변화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문씨는 "화내는 도지사의 모습을 가까이서 촬영하고, 그 영상에 감정을 강요하는 음악들을 깔아 편집한 영상을 도지사의 계정에 올리기까지 김동연 지사의 승인과 많은 참모진들의 논의를 거쳤을 것이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답답한 도청의 문화, 여성 직원의 단순 업무 탈피는 배려를 가장한 윽박지름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도지사의 솔선수범과 공정한 리더십, 생색내지 않는 진정성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라며 "사적인 심부름 금지는 관찰을 가장한 카메라 앞의 선언보다 평소 생활의 실천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그는 "김동연 지사에게 조직과 정치는 비판할 대상이 아니"라며 "김 지사 본인이 곧 조직과 정치의 중심에 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김동연이 도지사가 된 지 2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도청 문화를 바꾸고 싶다고 카메라 앞에서 직원에게 화를 낸다면 앞으로의 변화는 누구에게 기대해야 할까"라고 물었다.

앞서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일 김 지사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김동연 격노 그 이유는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회의로 점심을 거른 김 지사를 위해 컵라면을 끓여온 여성 비서관에게 "이 일을 하고 싶어요? 지사라고 이런 것 부탁하는 게 싫다. 유리천장처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김 지사의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은 7000여개의 이상의 좋아요가 달리는 등 큰 화제를 모았는데 이후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고준호 의원 등이 연출 의혹을 제기하며 논란이 됐다.

이에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 자료를 통해 "동영상은 3~4개월 전 것으로 당시 회의 촬영을 담당한 비서관이 휴대전화로 촬영했다가 이번에 관련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올린 것"이라며 연출 의혹을 일축하고, "격노 동영상이 아닌 결국 컵라면을 먹는 반전 동영상"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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