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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렌 소리 좀 줄이라구!" 잇단 민원에 소방서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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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9회 작성일 24-11-0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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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시내의 한 소방차 사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국민일보 DB

지난달 22일 서울 중부소방서에 민원이 들어왔다. 민원인은 ‘약수역 사거리에서 방출된 소방차의 소음도를 정확하게 조사한 뒤 회신해달라’고 요구했다. 소방차의 경고음 소리를 줄여달라는 내용이었다.

지난 5월 서울 서초소방서에도 비슷한 민원이 접수됐다. 민원인은 “밤 10시 이후 소방차가 출동할 때 낮이랑 비슷한 크기로 사이렌을 켜서 너무 시끄럽다”고 불만을 표했다.

지난해 6월 경기 수원시에 있는 이의119안전센터에도 민원이 제기됐다. 수원소방서 관계자는 4일 “당시 일부 주민이 새벽 출동시엔 사이렌을 꺼달라고 했다”며 “이 같은 요청을 들어주긴 어렵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화재나 사고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키는 소방차를 두고 소음 민원이 발생해 소방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소방 측은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더 빨리 현장에 도착하기 위해 사이렌 소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 지역에서 소방차 소음과 관련된 민원 10건이 접수됐다. 관련 민원은 2020년 4건, 2021년 6건, 2022년 40건, 지난해 8건으로 집계됐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은 소방차를 포함한 긴급 자동차에 90~120데시벨㏈의 사이렌을 설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일상에서 듣는 소음은 통상 50㏈ 정도다. 120㏈은 헬기가 이#x2027;착륙하는 순간 정도의 소음으로, 계속 노출 시 귀에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지난해 8월 성북소방서가 을지연습과 연계해 ‘소방차 길터주기’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국민일보 DB

소방 측은 신속한 출동뿐 아니라 출동 과정에서의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선 사이렌을 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소방#x2027;구급차 교통사고는 2020~2022년 3년간 612건 발생했다. 사고가 나면 후속 처리 탓에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고, 시민이 더 큰 위험에 빠지게 된다는 게 소방의 설명이다. 소방 관계자는 “사이렌을 울리는 가장 큰 목적은 소방차는 물론 거리를 통행하는 차량의 안전”이라며 “출동 과정에서 사고가 나면 출동 시간이 지체돼 현장 상황이 더 위급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야간에 사이렌 소리를 평소보다 작게 조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서초소방서의 경우 바로 앞에 사평대로가 있어 야간에도 차량 통행량이 많다. 서초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서 앞 도로의 경우 밤에도 고속으로 달리는 차가 많다”며 “해가 지고 시야가 짧아진 상황에서 사이렌 음량을 줄였다가 소방차를 인지하지 못한 일반 승용차 등과 충돌할 위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미국 등에선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한국보다 훨씬 크다”며 “사이렌 소리가 작으면 화재나 긴급 구조 같은 상황에서 출동이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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