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뿔 사슴떼가 아파트 단지 안까지…포획·사살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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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시 한 아파트 단지에서 포착된 꽃사슴떼.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2025.2.3/뉴스1
순천=뉴스1 김동수 기자 = 전남 순천 도심 곳곳에서 큰 뿔 달린 사슴떼가 잇따라 출몰하면서 개체 수 파악과 관리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할 지자체는 사슴의 번식 자체를 막기란 쉽지 않고 관련법상 포획·살상도 어려워 속앓이만 겪고 있다.
3일 순천시에 따르면 순천 봉화산 일대 꽃사슴은 60~70마리추정가 서식 중이다.
봉화산 꽃사슴은 15~20년 전 조례동 사슴농장에서 탈출한 몇 마리가 이곳에 서식하면서 개체 수가 급증했다.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늘어난 사슴들은 일대 텃밭과 도로, 급기야 아파트단지까지 서식지를 넓히고 있다.
봉화산 주변은 조례동과 용당동 일대로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큰 도로가 위치해 있어 자칫 로드킬·인명피해마저 우려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순천시의 어느 아파트단지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글과 사진, 영상이 퍼지면서 누리꾼들의 관심이 폭발적이다.
수원·광교 꽃사슴 사건 잊었냐, 대형견보다 큰 동물이 목줄 없이 돌아다녀?, 울음소리가 요란해 소음 문제, 아이들 하굣길에 사슴 무리 만났다고 생각하면 아찔, 아이 엄마 입장에선 무서울 수밖에 등 관리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글이 수천 건 게시됐다.
실제 지난해 경기 수원에서 사슴이 시민 2명을 습격해 중경상을 입힌 데 이어 경기 의왕과 전북 군산 등지에서도 사슴이 목격돼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순천에서도 2023년 4월 새벽시간 봉화산 인근 아파트에서 사슴이 난동을 부려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어깨와 무릎, 얼굴에 부상을 입고 주변 차량이 파손되기도 했다.
꽃사슴은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짝짓기 시기로 사슴을 마주할 경우 위협적인 행동을 하면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동물 특성상 본능적으로 생존 위협을 느낄 경우도 공격할 수 있다는 게 동물단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동물자유연대 한 관계자는 "사슴이 무리를 지어 아파트 단지까지 내려왔다면 혹시 모를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사고 방지를 위해 지자체의 조속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법상 사슴은 야생동물이 아닌 가축으로 분류돼 있어 심각한 농작물 피해 등을 입히지 않으면 사실상 포획·살상은 불가능하다.
사슴으로 인한 민원이 접수되더라도 구조한 뒤 다시 방생하는 방법 외 뚜렷한 대책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관할 지자체인 순천시는 먹이주기, 울타리 설치, 중성화 수술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인 번식 자체를 막기 어려워 환경부과 동물단체 등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순천시 관계자는 "담당부서 등과 대책회의를 갖고 개체 수 파악과 관리 방안을 마련 중이다"며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환경부와 긴밀히 협의하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kd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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