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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16년, 아빠 없는 아이 소리 안 듣게 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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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0회 작성일 24-10-2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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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슈퍼마켓 강도살인 피해자 가족 "엄벌 내려달라"
7살 딸 심리치료 위해 사건 현장 슈퍼마켓 계속 운영

[안산=뉴시스] 김종택 기자 = 시흥 슈퍼마켓 살인사건 유력 용의자인 A씨가 17일 경기도 안산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A씨는 16년 전인 2008년 12월9일 오전 4시께 시흥시 정왕동의 한 슈퍼마켓에 침입해 점주를 흉기로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중부일보 제공 2024.07.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안산=뉴시스] 문영호 기자 = 16년 전 경기 시흥시 슈퍼마켓 점주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쳐 달아난 40대 정 모 씨에게 피해자 가족이 강력한 처벌을 요청했다.

29일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박지영 심리로 열린 정 모48, 범행당시 32세씨의 강도살인 혐의에 대한 2차 결심에 피해자의 아내 B씨가 증인으로 출석, 이같은 뜻을 재판부에 전했다.


B씨는 "당연히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한다. 그동안 힘들게 살았다"며 "몇 년 동안 제대로 된 생활을 못했고, 심리치료도 받았다. 그저 두 딸과 똘똘 뭉쳤을 뿐 아무것도 생각 안하고 살았다"고 말한 후 이내 흐느꼈다.

B씨는 이어 "너무 많은 세월이 흘러 범인이 잡혔다. 저희는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말하고 증인석을 내려섰다.

재판 직후 만난 B씨의 두 딸은 눈물로 지낸 지난 16년을 술회했다.

B씨의 두 딸은 사건 당시 각각 15살, 6살이었다.

16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큰 딸은 결혼을 했고,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의 기억은 희미해지고 놀랐던 감정만 간직하고 있다. 작은 딸 역시 화 한 번 내지 않는 아빠만을 기억할 뿐, 두 딸에게 남은 건 어머니와 함께 이 악물고 살아왔던 16년간의 설움뿐이었다.

세 모녀는 지난 16년간 가장이 떠난 그 자리에서 생업을 이어왔다. 문득문득 아버지와의 추억이 떠올라 슬픔을 주체하지 못할 때도 있었지만, 동생의 심리치료를 위해서는 그곳을 지키고 있어야 한다는 심리치료사의 당부가 가족을 붙들었다.

두 딸은 "어머니는 본인을 버리고 저희를 위해서 사셨다. 저희가 잘 살고, 차별받지 않게, 아빠 없는 애라는 소리 듣지 않게 하시려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오셨다. 아직까지도 저희만 보고 사신다. 이제 우리가 효도할 일만 남은 것 같다"고 말하고 자리를 떠났다.

재판부는 앞서 지난 9월6일 이 사건에 대한 공판을 진행, 변론을 종결한 바 있다. 이후 2021년 정 씨가 사기범행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밝혀져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 선고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검찰은 "가장인 피해자는 저항도 못하는 상황에서 잔혹하게 살해돼 고통을 겪다 사망했고, 가족들 역시 모르는 사람이 자신을 해하지 않을까 두려움에 살았다. 피해자의 아내는 슬퍼할 시간도 없이 아이들을 돌보느라 16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피의자는 사건에 대한 반성도 없이 범행을 이어왔다"며 무기징역과 전자발찌 부착 20년, 주거지역 제한과 예비적으로 보호관찰 5년 등을 부과해 줄 것을 요청했다.

피의자 정 씨는 최후 변론에서 "저는 죄인이다. 얼마나 무겁고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는지 알고 있다. 이 세상에는 없지만 고인께 죄송하다, 유가족 분들께도 평생의 고통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하고 "법이 정한 죗값을 받고 평생을 뉘우치며 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씨는 16년 전인 2008년 12월9일 시흥시 정왕동에 있는 24시간 운영 슈퍼마켓에 들어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업주인 A씨의 목 부위 등을 6차례 찔러 살해하고 카운터 금전함에 있는 현금을 들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이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통해 정씨의 범행 장면을 확인해 공개수배를 하는 등 수사를 벌였지만 신원을 특정하지 못해 장기 미제로 남았다.

2017년 재수사 당시 발행한 수배 전단을 본 시민이 경찰에 결정적 제보를 하면서 다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검찰과 경찰이 긴밀하게 협력해 계좌 및 통화내역 분석 등을 통해 정 씨를 피의자로 특정하고 관련 증거들을 미리 확보한 뒤 경남의 거주지에서 정 씨를 검거했다.

정 씨에 대한 최종 선고는 내달 29일 오후 1시50분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ano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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