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텅 빈 마을이 아니었다…한남동 길고양이들 앞날 캄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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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개발을 앞두고 텅 빈 서울 한남동의 낡은 주택가가 최근 길고양이들의 터전이 됐다고 합니다. 이 상태로 재개발 공사를 벌일 경우 3백 마리 넘는 고양이들이 죽거나 다칠 수 있단 우려가 나옵니다.
밀착카메라 이가혁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한남동의 낡은 주택가.
머지않아 모두 부서지고, 대규모 아파트 공사가 시작될 곳입니다.
인간의 기준으론 텅 빈 마을이지만,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위험할 수 있으니까 유리 조심하세요. 고양이 놀랬구나. 놀랐겠다.
아무도 살지 않는 곳 같은데 이렇게 고양이들이 곳곳에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니까 보이네요.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안 되겠죠?
곳곳에 놓인 고양이 급식소에 물과 먹이를 주는 구미애 씨.
이곳에 살다가 지금은 이주한, 옛 주민입니다.
한쪽 눈을 다친 고양이가 살며시 다가와 먹습니다.
옥탑방에도 고양이가 있습니다.
[구미애/고양이 보호 활동가 : {핫팩은 뭐예요?} 아이들 물이 얼거든요. 그래서 이 안에 핫팩을 넣어요. 그러면 물이 안 얼어요.]
구씨처럼 이 마을 길고양이를 돌보는 시민들은 10명 가량입니다.
[구미애/고양이 보호 활동가 : 이사 가셨어도 계속 오시는 분이 계시고요. 그다음에 문제를 인식하고 거기 고양이 어떻게 됐어요? 하다가 밥 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합류하시는 분들. 저도 할게요 하는 분들이 있어요.]
곳곳에 따뜻한 쉼터도 설치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과 지금 제 옆에 있는 것 비슷하게 보이는데 용도가 다릅니다.
제 옆에 있는 건 이동 밥자리입니다. 안쪽이 사료 보이시죠? 고양이들이 물과 사료를 먹는 일종의 급식소고요.
그리고 이쪽에 보이는 건 고양이들 겨울에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겨울 집입니다.
안에 보면 담요도 이렇게 깔려 있네요. 그런데 여기 안내문을 잠깐 좀 비춰주시죠.
겨울이 지나는 대로 수거하겠다라고 돼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냥 이게 스티로폼 폐기물인 줄 알고 치워버리는 경우가 있어서 이렇게 안내문을 붙여놨다고 하네요.
문 닫은 상점 근처에 사는 한 고양이 가족.
[구미애/고양이 보호 활동가 : 제가 그냥 기억하려고. 여기가 만석 슈퍼였거든요. 그래서 만석 슈퍼 밥자리라고 하고, 저기 놓고 만석이네라고 불러요.]
저희가 1시간 전에 여기 밥을 줬는데 여기 보니까 많이 비어져 있는 걸 볼 수가 있습니다. 맛있게 먹었겠죠.
이곳 한남3구역에만 3백 마리 넘는 고양이가 있는 걸로 추정됩니다.
활동가들의 목표는 고양이들의 거처를 다른 곳으로 옮겨주는 것.
새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 이 건물을 허물어버리면 방금 보신 이런 고양이 그리고 틈틈이 숨어 있는 다른 고양이들은 그냥 건축자재와 흙 속에 파묻혀 죽어버릴 수도 있다는 게 가장 큰 걱정입니다.
그래서 활동가들은 이동밥자리를 활용해 조금씩 조금씩 거처를 옮겨주려고 하지만, 고양이 수백마리의 영역 본능을 감당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전국 재개발 공사 현장에서 비슷한 문제가 생기다 보니, 표준화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용산구청 관계자 : 철거 공사 전에 물을 뿌리거나 포크레인으로 이렇게 땅을 울려서 길고양이들이 이렇게 나갈 수 있는 그런 조치를 해주기로 했습니다.]
재개발조합 측도 "사업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미애/고양이 보호 활동가 : 사람들은 이주하지만, 거기에 사는 좋은 나무나 아니면 고양이들이나 짐승에 대한 이전 문제는 전혀 고려하지 않잖아요. 그런 게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도 살지 않는 텅 빈 곳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새끼를 키우고 심장이 뛰고 따뜻한 체온을 지닌 동물들도 사는 곳이었습니다.
무작정 철거하기 전에 철저한 계획을 세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작가 유승민 / VJ 장준석 / 영상편집 김동준 / 취재지원 홍성민]
이가혁 기자 gawa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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