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고깃집 40명 예약한 정선군청, 당일 노쇼…"기억 안 나" > 사회기사 | society

정선군청 공무원들이 한 식당에 40명 단체 예약을 한 뒤 노쇼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29일 JTBC 사건반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고깃집을 운영한다는 A씨의 제보에 대해 보도했다. A씨는 매체에 "전날28일 저녁 6시 정선군청 40명 단체 예약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예약 당일 모든 준비를 마친 A씨가 전화를 걸자, 예약자는 갑자기 "기억이 안 난다"며 말했다고 한다. A씨가 예약 당시 통화한 녹음 파일을 들려주자, 그제야 예약자는 "내가 왜 이렇게 확정을 잡았지"라며 사과했다.

A씨는 "죄송하다는 말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하루 장사를 망친 것"이라며 "공무원이라고 해서 믿었다"라고 보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예약자는 "보상할 상황이 아니"라며 자신은 외주 업체 직원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청 공무원들이 1박2일로 서울에서 워크숍을 진행한 뒤, 그 일정 진행 및 식당 예약 등을 해당 외주 업체에 맡겼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자초지종을 들은 A씨는 정선군청 직원에게도 이 일에 대해 문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군청 측에선 "지방자치단체다 보니 보상해 드리는 건 힘들다"는 답변이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예약을 진행한 외주 업체 직원이 직접 식당을 찾아와 보상 금액을 제시했으나 턱없이 부족했고, 결국 보상 합의점을 찾지 못한 A씨는 다시 군청 직원에게 연락했다. 군청 직원은 이번에도 "저희가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업체에 협의를 잘해 달라고 말해 뒀다"고만 답변했다.

또 해당 직원은 일전에 먹은 식사 비용을 언급한 뒤 "고기를 먹었어도 A씨가 요구하는 수준의 보상 금액은 안 나왔을 것"이라며 "저희가 안주보다 술을 더 많이 먹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A씨는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해당 사연을 게재했다. 그러나 글을 접한 외주 업체 직원은 "사장님이 돈을 요구하는 만큼, 저희도 겪은 피해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저희가 드릴 수 있는 말과 보상에 대해 다 말씀드렸다"면서 "그런데 사장님은 할 말만 하시고, 인터넷에 올렸다고 협박하듯이 말했다"며 적반하장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A씨는 "여의도 특성상 예약금 없이도 그동안 아무 문제 없었다. 이런 노쇼는 처음"이라며 "예약해 놓고 예약 안 했다. 기억 안 난다고 거짓말하고, 통화 녹음을 들려주니 그제야 사과한 게 가장 많이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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