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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AIST보다 의대"…이공계대 영재, 4년간 1200명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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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5회 작성일 24-03-2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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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학고를 조기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에 진학했던 김태진가명·22씨는 지난해 23학번 신입생으로 서울의 한 의과대학에 재입학했다. 영재들만 모인다는 고교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유지했던 김씨는 물리학자가 꿈이었고, 카이스트에 진학할 때만 해도 의사는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진학 후 상황은 달라졌다. 김씨는 “친구들이 수업 대신 학원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수능 준비를 하고, 선배들조차 ‘늦지 않았다’며 의대 진학을 권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연구자로서 살아갈 비전이 보이지 않고, 공유할 사람도 없으니 답답하고 조급해져서 같이 의대를 준비하게 됐고, 결국 나오게 됐다”고 했다.


학교 떠난 34.3%, 405명은 신입생…매해 증가 추세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의대 블랙홀’이 최우수 이공계 인재들까지 집어삼키고 있다. 25일 중앙일보가 KAIST·포스텍·UNIST·GIST 등 이공계특성화대학 4개교에 정보공개청구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에서 2023년까지 최근 4년간 학교를 떠난 학생 수가 118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별로 보면 KAIST에서 최근 4년간 500명의 학생이 학교를 떠났는데, 이는 지난해 기준 KAIST 재적학생재학생휴학생수인 4912명의 10% 수준이다. 같은 기간 포스텍은 198명재적학생 1805명, UNIST는 310명2342명, GIST는 173명1050명이 학교를 떠났다.

재학생의 중도 이탈 규모가 큰 것도 문제지만, 대학가에선 신입생의 이탈을 더 우려하고 있다. 지난 4년간 학교를 떠난 1181명의 학생 중 405명은 신입생이다. 10명 중 3명 이상34.3%이 입학한 해에 학교를 그만둔 셈이다. KAIST에서는 200명의 학생이 입학한 해에 학교를 떠났고, 포스텍 67명·UNIST 130명·GIST 8명도 신입생 때 그만뒀다. 중도 포기 신입생 수는 2020년 83명에서 2023년 125명으로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대다수 의대로 갔을 것”…의대 전 ‘정거장’ 가능성도
입시업계에선 중도포기 학생 중 상당수가 의·치대 등 의약학 계열로 진학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상위권 이공계인 KAIST, 포스텍 등 학생들이 다른 이공계 대학으로 진학할 이유가 없는 만큼, 중도포기 학생 대다수는 의대로 진학하거나 의대 준비를 위해 그만뒀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고·영재학교 학생이 졸업 직후 의대로 진학할 수 없는 만큼, 이공계특성화대학이 일종의 ‘정거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과학고·영재학교에선 수년 전부터 의·약학계열 진학 시 장학금·교육비 전액 환수약 1500만원 등의 제재를 하고 있는데, 일단 이공계특성화대학에 진학해 제재를 피한 뒤 의대로 가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장형조 강남N플러스학원 컨설턴트는 “이미 과학고 다닐 때부터 의대 가는 방법을 고민한다”며 “KAIST를 다니다가 마음을 바꾸는 게 아니고, 처음부터 ‘의대를 가겠다’는 마음을 먹고 이공계특성화대학을 간 뒤 의대 준비를 한다”고 했다.


의대 증원에 이공계 인재 유출 위기…“한 명 그만두면 1억”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내년부터 의대 정원이 2000명 더 늘어나면서 이공계특성화대의 인재 유출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올해 3월 11일 기준 GIST 재학생 중 28명이 자퇴했다. 포스텍도 24학번 신입생 2명이 학교를 그만두는 등 학생 4명이 중도 포기했다.

KAIST 관계자는 “KAIST를 포함해 국가 재정으로 운영하는 이공계특성화대학의 연간 학생 1인당 교육비가 1억원에 달한다”며 “학생 한 명이 그만두면 최소 1억원이 버려지는 셈이고, 그 학생 때문에 선발하지 못한 다른 인재에 대한 기회비용까지 합하면 한 해에 어마어마한 비용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의대 증원과 함께 이공계 인재 양성을 위한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희삼 GIST 기획처장은 “의대 증원으로 단기간 이공계 인재 유출은 염려되는 부분”이라며 “이럴 때야말로 의사 외의 다른 길을 보여줄 수 있도록 정부가 이공계 연구·학문에 대한 공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과학기술 연구 인력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후연·서지원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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