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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아래에 순찰차가…서울 지구대·파출소는 순찰차 주차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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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7회 작성일 24-03-2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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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두 번씩 구청에 불법 주차 신고
‘112’ 주차 구역에선 경찰이 “차 빼달라” 전화도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당산지구대 앞에는 순찰차 세 대가 폭 3m의 인도를 1.2m나 침범한 채로 빽빽하게 세워져 있었다. 이 지구대에는 순찰차 네 대가 있는데, 남은 순찰차 한 대는 지구대 앞 고가도로 밑 6차선 도로에 빗금이 쳐진 ‘안전지대’에 주차돼 있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이 안전지대의 사방으로부터 각 10m 이내에는 차를 댈 수 없다.

이 지구대의 한 경감은 “순찰차가 인도를 침범한다는 민원은 물론, 안전지대에 순찰자가 주차돼 있다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면서도 “따로 주차장이 없으니 순찰차를 댈 수 있는 곳이라면 어떻게든 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긴급한 신고를 받아 출동할 때도 횡단보도를 건너 돌아가야 고가도로 밑 순찰차를 탈 수 있다”며 “주차난 때문에 기동성이 떨어지는 게 큰 문제”라고 했다.

순찰차 주차공간이 부족한 당산지구대는 지구대 앞 6차선 도로 한가운데의 안전 지대에 순찰차를 주차하고 있다. /장윤 기자

순찰차 주차공간이 부족한 당산지구대는 지구대 앞 6차선 도로 한가운데의 안전 지대에 순찰차를 주차하고 있다. /장윤 기자

주차 공간이 부족한 서울 시내 지구대·파출소들의 고질적 문제인 ‘순찰차 주차난’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순찰차 수에 비해 주차 공간이 부족한 탓이다. 순찰차를 인도에 주차하다가 불법 주정차로 신고당하는 경우도 있다. 동사무소나 인근 아파트 등 주변 시설에 순찰차를 주차하기도 한다. ‘순찰차 주차난’ 때문에 순찰차가 발 빠르게 출발하지 못해 기동성이 떨어지고 행인들의 안전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대림3파출소와 양평파출소는 “인도를 침범하며 순찰차를 주차한다”는 주민들 민원에 시달린다고 한다. 대림3파출소는 주차 공간이 좁아 폭 3.5m의 인도를 1~1.2m 가까이 침범하며 순찰차를 대고 있었다. 대림3파출소의 한 경사는 “시민들이 국민신문고·구청·120은 물론 112로까지 ‘순찰차가 인도를 침범한다’는 민원을 넣고 있다”고 말했다. 70년 전 순찰차가 없었을 때 지은 건물을 그대로 쓰고 있다는 양평파출소는 순찰차가 인도를 침범한다는 민원을 하루에 최소 두 번씩은 받는다고 한다.

길가나 주변 시설에 순찰차를 대는 곳도 있다. 영등포경찰서 신풍지구대는 주차 공간이 아예 없어 지구대 뒤편 골목길에 순찰차 세 대를 잇달아 주차하고 있다. 수서경찰서 일원지구대도 순찰차를 길가에 대고 있다. 양천경찰서 신정3파출소는 관서 맞은편 동사무소에 순찰차를 댄다고 한다. 파출소 직원들의 자차는 인근 아파트에 주차한다.

주차공간이 따로 마련되지 않은 대림3파출소 측은 순찰차를 인도에 걸쳐 주차하고 있다. /장윤 기자

주차공간이 따로 마련되지 않은 대림3파출소 측은 순찰차를 인도에 걸쳐 주차하고 있다. /장윤 기자

더 큰 문제는 주차난을 해결하려다 시민들과 갈등을 빚기도 한다는 것이다. 일선 지구대·파출소에서 만든 ‘순찰차 전용 주차장’에 시민들이 차량을 주차하면서다.

순찰차 네 대를 두고 있는 영등포경찰서 대림지구대는 순찰차 세 대를 수용할 공간밖에 없다. 나머지 한 대를 댈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 폭 2.9m의 지구대 앞길 절반을 차지하는 주차 공간을 마련했다. 그런데 일부 시민들이 이곳에 자가용을 대면서 난처한 적도 많았다고 한다. 이 지구대의 한 경위는 “순찰 중 자리를 비울 때는 ‘검문’ 팻말을 세워두는데, 일부 시민들이 팻말을 치우고 이 공간에 자가용을 댄다”며 “그럴 때마다 전화해서 차 좀 빼달라고 부탁한다”고 말했다.

주차장이 아예 없던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는 구청의 협조를 받아 관서 옆 차도에 순찰차 세 대를 댈 수 있는 주차 공간을 조성했다. 하지만 주차 공간 한복판에 ‘112’ 표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이 주차장에 하루에도 서너 번씩 자가용을 대고 있어 경찰관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 앞에 조성돼 있는 순찰차 전용 주차 구역. 이곳에 시민들이 대는 자가용 때문에 갈등이 빚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장윤 기자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 앞에 조성돼 있는 순찰차 전용 주차 구역. 이곳에 시민들이 대는 자가용 때문에 갈등이 빚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장윤 기자

순찰차 주차난은 길거리 행인들에게도 위험을 초래한다. 영등포경찰서의 또 다른 경감은 “인도를 가로질러 주차할 때마다 인도에서 행인을 치지는 않을까 매번 노심초사한다”고 했다. 이 경찰서의 한 경정은 “관서 앞 찻길 한가운데에 순찰차를 대면 현행범들이 인도를 가로지르다가 행인들에게 추가 범행을 일으킬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서울 시내 지구대·파출소들은 기존 도로 구조를 바꾸면서까지 ‘순찰차 주차장’을 새로 만들기도 한다. 영등포경찰서 양평파출소는 영등포구청의 협조를 얻어 이달 말에서 오는 4월 초 중으로 교통섬을 깎아 도로를 넓혀 순찰차 두 대를 더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이 파출소의 한 경감은 “윗선에서 새 부지 구하고 새 관서 신축해 줄 때까지 기다리는 게 막막해 구청에 협조를 구해서 급하게 주차 시설을 만드는 편이 더 나을 정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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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 기자 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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