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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생신 맞아 무료급식소 봉사 나선 7살 꼬마에게 일어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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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2회 작성일 25-02-1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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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서울역 무료급식소 아침애愛만나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박세연7양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이랜드복지재단

지난달 30일 서울역 무료급식소 아침애愛만나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박세연7양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이랜드복지재단

혼자 사는 노인들이 많이 찾는 서울역 무료 급식소에 일곱 살 꼬마가 봉사자로 나섰다. 어르신들은 어려운 형편에도 자신의 손주를 챙기듯 용돈을 건넸고, 꼬마는 이를 다시 기부하며 사랑의 나눔을 실천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박세연7양의 가족은 설명절 전 고민에 빠졌다. 할머니 생신이 명절 연휴와 겹쳤기 때문이었다. 더욱 뜻깊은 날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어떻게 하면 특별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평소 봉사 활동을 자주 다니던 할머니가 먼저 “우리 가족 다 같이 봉사를 하면 어떠겠냐”고 제안했다. 박양은 해맑게 “좋은 생각이에요!”라고 맞장구쳤다.


할머니와 친구, 박양의 부모와 박양까지 다섯 사람은 서울역에 있는 ‘아침애愛 만나’ 무료 급식소를 찾기로 했다. 기사를 통해 무료 급식소를 알게 된 박양의 아버지가 이전에 봉사 활동을 한 적 있는 곳이었다.

눈발이 날리던 지난달 30일, 박양 가족은 무료 급식소로 향했다. 아직 어린 나이에 깜깜한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박양은 가족과 한 약속을 지키려고 애썼다. 할머니와 친구분은 식자재를 다듬는 일을 맡았다. 박양 부모는 이곳을 찾는 어르신들에게 식판을 나르는 일을 하기로 했다. 박양도 부모님과 함께하고 싶었지만, 어린 고사리 손으로 식판을 가져다 드리는 건 쉽지 않았다. 대신 물 한 잔씩을 가져다 드렸다.

어린 박양이 봉사하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는지 무료 급식소를 찾은 어르신들은 연신 “아이고, 참 예쁘다” “고마워, 공주님”이라며 따뜻한 말을 아끼지 않았다. 처음에는 낯선 곳에서 어색해하던 박양은 어르신들의 칭찬에 평소의 애교 많은 성격으로 돌아왔다.

한 어르신은 “명절에 이렇게 기특한 일을 하는 아가한테는 세뱃돈을 줘야지”라며 주머니에서 고이 꺼낸 만원짜리 지폐 한 장을 건넸다. 어떤 어르신은 주머니 속에 있던 4100원을 박양에게 건넸다. 그가 가진 전부를 박양에게 준 것이다. 사정이 어려운 이들이 많이 찾는 무료 급식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었다. 박양은 거듭 사양했지만, “어르신의 마음을 무시하는 것도 예의는 아니다”라는 말에 감사하게 이를 받았다.

박세연7양이 무료급식소를 찾은 어르신들로부터 받은 용돈을 모금함에 기부하고 있다. /이랜드복지재단

박세연7양이 무료급식소를 찾은 어르신들로부터 받은 용돈을 모금함에 기부하고 있다. /이랜드복지재단

봉사를 마친 후 박양은 무료 급식소 앞에 있던 기부함을 발견했다. 가족들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밥 만들어드릴 때 쓰시라고 미리 돈을 내는 거야”라고 설명했다. 이 말을 들은 박양은 기특하게도 어르신들에게 받은 돈 2만4100원을 모두 기부함에 넣었다. 더 많은 어르신들이 따뜻하게 식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박양의 가족은 다시 한번 무료 급식소를 찾을 예정이다. 박양의 아버지는 “딸이 어르신들에게 예쁨받는 걸 본인도 느꼈는지 또 가고 싶다고 했다”며 “‘아침애愛 만나’ 무료 급식소는 봉사자들의 참여로만 운영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휴일이나 명절에 일손이 부족하다고 하던데, 다음 명절에 또 찾아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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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2k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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