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바람만 넣고 갔다, 동네 카센터 1000곳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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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을 앞둔 서울 송파구 삼전동의 한 카센터에서 자동차를 정비하고 있다. 천권필 기자 위기가 찾아온 건 5년 전부터다. 손님이 줄자 주변 카센터들도 하나둘 문을 닫았다. 박씨는 “5년 전망해도 삼전동에 정비소가 16곳이 있었는데 지금은 6개가 없어지고 10곳만 남았다. 그마저도 대부분 직원 없이 사장이 혼자 일한다”고 했다. 늘어나는 전기차를 고쳐보기 위해 교육도 받았지만, 30년 동안 엔진을 만진 그에게 엔진이 없는 전기차는 전자제품 같아 결국 포기했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 5~10년 뒤면 더 어려워질 게 뻔한데 살길을 찾아봐야 하지 않겠나. 정비는 그만두고 빚을 내 지방에 자동차 검사소라도 차릴 생각”이라고 했다. 폐업을 앞둔 서울 송파구의 한 카센터에서 대표 박성삼 씨가 공구들을 바라보고 있다. 천권필 기자 동네 카센터가 사라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이른바 ‘카센터’로 불리는 전문정비업체 수는 서울 기준으로 2010년9월 3711개에서 2023년9월 2786개로 13년 사이에 1000개 가까이 줄었다. 친환경차 전환 등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 시장의 여파가 내연기관차 중심의 정비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차준홍 기자 ━ 신차는 전기차, 오래된 차는 정비 대신 조기폐차 서울 한 대형 쇼핑몰 내 전기차 충전소의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고양시의 한 폐차업체에 조기폐차된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천권필 기자 오래된 차는 고쳐 쓰기보다는 폐차장으로 가고, 신차는 엔진이 없는 전기차가 많아지다 보니 정비업체의 미래는 더 암울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황경연씨는 “전기차가 와도 타이어 바람이나 넣어 달라고 하니 돈 될 게 없다”고 답답해했다. ━ 카센터 4곳 중 3곳은 ‘나홀로 사장’ 차준홍 기자 ━ “전기차 전환 시 정비 수요 30%로 줄어” 자동차 시장의 전환 속도가 빨라질수록 정비업계의 위기는 전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지난해 ‘미래차 산업전환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전기차로 전환될 시 내연기관 부품 중심의 정비 수요가 현재 대비 30% 수준으로 줄어 정비업계의 존속 및 고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전환을 고려하지 않는 업체가 70.3%를 차지하고 있어 변화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비업체 대표들은 최근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비 업계는 정의로운 산업 전환에서 배제돼 소외 계층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의 지원 대책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소형정비업체 단체인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가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국회 앞에서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면서 집회를 열고 있다. 천권필 기자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J-Hot] ▶ 불륜녀 끼고 항암 다닌 남편, 욕창 걸리자 아내는… ▶ 피 토하면서 "아빤 잘 있어"…55세 아빠가 남긴 유서 ▶ 2억 묻어두면 이자만 1.6억…6월 나오는 신상품 ▶ 20시간짜리 미국 투어, 교민들 절대 말리는 이유 ▶ 김부선 "이재명, 내 집서 대리 불렀었다" 뜬금 폭로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천권필 feeling@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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