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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100년 비극의 美한인, 30년만에 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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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83회 작성일 24-01-2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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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사주로 동거남 살해’ 앤드루 서

모범수로 인정받아 조기에 출소

청소년 교육자로 새로운 삶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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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세상에 나온 감정은 이루 말로 설명하기 힘듭니다.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정말 잘 살겠습니다.”

26일현지 시간 이역만리 떨어진 미국 일리노이주 키와니 교도소 앞에서 형을 마친 사람에게 두부를 먹이는 조촐한 한국식 출소자 맞이가 열렸다. 누나의 동거남을 살해해 사실상 무기징역을 살던 한국계 미국인 앤드루 서한국명 서승모·50 씨가 주인공이었다.

미 시카고트리뷴에 따르면 서 씨는 1993년 9월 25일 시카고 벅타운에서 로버트 오두베인당시 31세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 당시 19세였던 그는 1995년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심에서 80년으로 감형됐다. 미 검찰은 “서 씨와 누나 캐서린54이 오두베인 명의의 생명보험금 25만 달러약 3억3000만 원를 노린 범죄”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서 씨는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누나에게 속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당시 대학교 2학년이던 그에게 누나는 “오두베인이 엄마를 죽였다. 엄마 재산도 도박으로 탕진하고 나를 학대한다”며 살인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서 씨는 2010년 자신의 사연을 다룬 다큐멘터리 ‘하우스 오브 서’에서 “원수를 갚고 누나를 지키는 길이라 생각했다”며 “가족을 위해 옳은 일을 한다고 믿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 씨가 누나의 말을 무조건 믿고 살인을 저지른 배경에는 그의 불행한 가족사가 한몫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서 씨 가족은 1976년 이민 왔지만, 아버지는 1985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세탁소를 운영해 가족을 부양하던 어머니도 1987년 강도에게 목숨을 잃었다. 어렸던 서 씨는 하나밖에 없는 혈육인 누나에게 크게 의지했다.

누나가 왜 살인을 사주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서 씨는 2017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엄마도 80만 달러의 유산을 노린 누나가 살해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캐서린은 하와이로 도주했다가 붙잡혀 현재 감형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지역 한인사회는 한인 이민사의 비극이 서 씨의 불행을 야기했다는 판단 아래 줄기차게 주 정부에 사면을 청원했다. 서 씨가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고등학교 학생회장을 지내는 등 모범적인 삶을 살아왔기에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다는 호소였다. 주 정부는 사면 대신 서 씨를 모범수로 인정해 조기 출소시켰다.

이날 교도소 앞에는 사면 청원을 주도했던 한인교회 관계자들과 캔디스 챔블리스 변호사 등 6명이 서 씨를 맞았다. 시카고트리뷴은 “두부를 먹는 건 부정을 씻고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는 뜻을 담은 한국식 관습”이라 전했다. 교도소에서 학사 학위와 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서 씨는 앞으로 지역사회 청소년 교육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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