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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축제에 갔는데 주인공이 없다"…가을 늦더위에 대목 노리는 지자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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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3회 작성일 24-10-2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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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례 없는 폭염·가을 늦더위 탓에
팔공산 단풍 축제, 단풍 없는 축제로 개최
가을 축제 대목 준비하던 자영업자들 ‘울상’
가을꽃 개화 늦어져 축제 연기·취소도 잇따라
계절축제 리스크 줄일려면 관 주도 벗어나야




대구 팔공산국립공원 일대에서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들은 깊은 한숨만 내쉬었다. 올해 이상 고온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지난 25일부터 사흘 간 ‘팔공산 단풍축제’가 열렸지만 정작 ‘단풍 없는 단풍 축제’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10월 말에 열린 축제 기간에는 팔공산 일대 단풍이 오색빛깔로 물들어 수많은 인파가 다녀갔다. 하지만 올해는 절기상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도 지났지만 단풍이 들지 않으면서 나들이객들의 방문이 크게 줄었다. 이재원 팔공산 갓바위지구 상가번영회장은 “축제는 두 달 전부터 계획해 늦출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며 “늘 상강이 지나면 팔공산 전체가 붉게 물들었는데 아직 단풍이 20%도 들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올 여름 사상 유례없는 폭염과 늦더위 여파가 지방자치단체들의 가을 축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달에도 더위가 계속되면서 예년 같으면 단풍으로 붉게 물들었어야할 나무들이 여전히 푸른 잎을 달고 있고, 가을 꽃마저 제 때 피지 않으면서 축제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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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에 따르면 전국 주요 지역의 단풍 절정 시기산림 50% 이상 단풍는 지난해보다 짧게는 3일, 길게는 5일 정도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올해 6~8월 평균 기온이 과거2009~2023년보다 1.3도 높아진 것이 요인이다. 단풍은 하루 최저기온이 5℃ 이하로 떨어져야 제대로 물이 든다.

대구의 경우에도 10월 평균 기온이 높아져 단풍이 늦어지고 있다. 대구지역의 최저기온은 이달 들어 단 하루도 최저기온이 5℃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팔공산의 한 상인은 “올봄에는 벚꽃 피는 시기가 늦어 축제 장사를 망치게 하더니 가을에는 단풍마저 장사를 안 도와 준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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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꽃을 활용한 지자체 축제 역시 마찬가지다. 가을 꽃이 제대로 피지 않으면서 축제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연천전곡리유적지에서 국화 축제를 열고 있는 경기 연천군은 지난 27일 마감인 축제를 다음달 3일까지 일주일 더 연장했다. 국화 5만주 가운데 개화율이 60~70%에 불과해 일부러 시간을 내 연천을 찾은 관광객들의 실망이 크기 때문이다.

연천군 관계자는 “국화는 날씨가 영상 2~3도 정도로 떨어져야 더 잘피는데 요즘 날씨가 가을 날씨 답지 않게 더워 노지에 있는 국화가 덜 폈다”면서 “내년에는 꽃이 더 빨리 피는 재래종이나 유럽 품종으로 대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남 신안군도 이달 초 개최할 예정이던 퍼플섬 아스타 꽃 축제를 취소했다. 국화과인 아스타는 선선한 기후에서 잘 자라지만 올해는 개화 상태가 좋지 않았던 탓이다.

가을 특산품을 활용한 축제도 올해는 작황 부진으로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경북 봉화군의 경우 이달 3일부터 6일까지 ‘봉화송이축제’를 개최했지만 버섯 판매 업체가 지난해 절반 수준인 10곳에 그쳤다. 송이버섯은 9월 중순부터 나서 10월 초까지 채취되는데 폭염이 길어지면서 송이 작황이 좋지 않았던 탓이다. 이달 초 강원도에서 열린 ‘영양송이 연어 축제’ 역시 송이버섯이 부족해 버섯 채취 행사를 취소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온난화로 ‘계절 축제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계절 컨셉보다는 특색 있는 콘텐츠 위주로 지역 축제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조언한다. 이응진 대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계절 축제가 관 주도로 이뤄지다 보니 개최 날짜 등을 유동적으로 정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며 “이제는 계절성에 얽매이지 말고 차별성을 갖는 아이디어 축제를 주민 주도로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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