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실형 받아도 3년뒤 돌려받았다…의사 배짱 뒤엔 방탄 면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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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 면허 취소까지 각오했다.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 "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을 늘리겠다고 공식 발표한 지난달 6일 의사협회가 총파업 카드를 꺼내며 밝힌 말이다. 정부가 의사에게 내릴 수 있는 최고 행정처분인 ‘면허 취소’를 역으로 언급하며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발급 주체인 정부에 면허로 배짱을 부리는 건 변호사 등 다른 전문직종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법조계 관계자이란 말이 나왔다. 지난달 6일 이필수 당시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 정부 발표와 관련,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 후 한 달 넘게 파업을 벌이는 중인 의사들은 “환자 곁으로 돌아오라”는 정부의 호소에 꿈쩍도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불법 집단행동에 대한 기계적 법 적용을 수차례 밝히고 지난 5일부터 전공의들에게 면허 정지 사전통지서를 발송했음에도 전공의 92.9%1만1985명가 여전히 근무지를 이탈한 상태다.지난 8일 복지부 브리핑 기준 ①방탄=의사들 사이에선 의사 면허는 웬만해선 박탈하기 어렵다는 믿음이 확고하다. 통계로도 입증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7년간2017년~2023년 면허가 취소된 의사는 231명, 연평균 33명꼴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체 의사 10만명 중 매년 0.03%만 취소되는 셈”이라고 했다. 취소 처분이 적은 건 이유가 있다. 그간 의료법상 의사 면허를 취소하려면 의료 관련 법령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거나, 면허 정지 기간 중 의료행위를 하거나, 면허 대여 등을 저지른 경우에만 가능해서다. 애초에 취소할 수 있는 사유가 극히 좁다. 231명 취소자 중 226명이 법정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다는 이유로 면허 취소를 당했다. 나머지는 면허 정지 기간 중 의료 행위1명를 하거나 면허대여4명를 했다는 이유였다. 김경진 기자 다만 이 같은 ‘방탄 면허’ 효능은 향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1월 면허 취소 사유를 ‘모든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로 늘리는 개정안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이전까진 살인·성폭력 등 다른 범죄로는 면허에 흠집조차 내지 못했지만, 이젠 달라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업무개시 명령 위반으로도 징역형이 가능하다”며 “의사도 과거 사례만 떠올려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②부활=면허가 취소돼도 패자부활전이 남아있다. 재교부다. 의료법 65조에는 ‘면허 취소의 원인이 된 사유가 없어지거나 개전改悛의 정이 뚜렷하다고 인정되고 대통령령으로 정한 40시간 이상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한 경우에는 면허를 재교부할 수 있다’고 돼있다. 형법에서도 사라진 표현인 ‘개전의 정’, 쉽게 말해 반성하고 있으면 면허를 다시 준다. 금고 이상 실형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면허가 취소됐더라도 집행을 마쳤으면 취소일로부터 3년 뒤엔 재교부를 신청할 수 있다.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면허를 취득한 경우에만 재교부할 수 없게 돼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중대본 1차장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던 중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불사조 같던 면허 신화도 타개 대상이다. 최근 정부 관계자는 “재교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만들고 있는 단계”, “향후 면허 취소 시 재취득이 어렵게 심사를 엄격히 할 계획” 등 재교부와 관련한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의사 커뮤니티에선 “어차피 구제될 것”이란 말이 아직도 많지만, 정부는 이미 “구제는 없다”는 원칙을 세워놓은 상태다. ③면허는 의사가 관리?=의사들은 아예 의사 면허를 자기들이 관리하겠다고 틈날 때마다 주장 중이다. 대한의사협회는 2021년 “의사 면허의 체계적·효율적 관리를 위해 대한의사면허관리원가칭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히곤, 현재까지 이를 요구 중이다. 정부가 면허를 발급하는데도 그 관리는 의사가 하겠다는 주장이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옆 여의대로 인근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J-Hot] ▶ 낫 찍혀 왼손 없는 중졸에…이건희가 주문한 그림 ▶ 이 고기 먹지마세요…치명적 식중독 9명 사망 ▶ "지금 이재명 띄운건, 운동권 버릇 탓이다" ▶ 3박 숙박권 6600만원…후보여도 2억 주는 시상식 ▶ "지금 30대 위험하다" 간 명의 섬뜩 경고, 왜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준영 kim.junyoung@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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