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최세훈 교수가 19일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직의 변 SNS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격려 방문 다음 날 서울아산병원의 필수 의료과 교수가 사직 의사를 밝혔다.
19일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최세훈 부교수는 자신의 SNS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악몽을 꾸는 것 같아 너무 힘들다"며 "이 상황을 도저히 못 견디어 사직서를 낸다"고 했다.
최 교수는 "불과 한 달 전, 우리 팀이 전부 있었을 때는 어떤 환자가 와도 무서운 것이 없었는데 이제는 환자를 보는 것이 무섭고 괴롭다"며 "불과 한 달 만에 이 땅의 의료가 회복 불능으로 망가져 버렸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또 최 교수는 "전공의·전임의가 사직한 후 혼자서 수술할 수 있는 환자는 이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작년에만 해도 폐암 진단 후 한 달 이내 수술하는 비율을 따졌는데, 지금 폐암 환자들은 기약 없이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고 빅5라는 서울아산병원이 이러한 현실이니 다른 병원은 오죽하겠느냐며 개탄했다.
그러면서 "당직이 아닌 날도 불면증에 시달리며 새벽이 오기를 기다리는 제 모습이 자신도 낯설어 무섭다"고 지난 한 달여 겪었던 고통을 호소한 뒤 "온 나라 의료 체계를 바꾸는 것은 더 신중해야 한다. 이렇게 졸속으로 강압적으로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정부를 겨냥했다.
이어 "정책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그 정책으로 인하여 한 나라의 의료가 붕괴한다면 아마추어 정부, 돌팔이 정부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을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3.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아산병원 측은 최 교수가 아직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는 아니라고 했다.
최 교수가 속한 흉부외과는 이른바 내외산소응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5대 필수 의료과 중 한 곳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서울아산어린이병원을 찾아 의료진과 가진 간담회에서 "정부를 믿고 대화에 나와 달라"면서 "후배들을 설득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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