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은 뇌물, 김정숙은 타지마할…文부부 초유의 동시 수사
페이지 정보
본문
2017년 대선 후보로 마지막 선거 유세를 마친 뒤 다혜씨와 기념촬영을 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 뉴시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한연규가 지난달 30일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의 서울 자택 및 제주 별장 등을 압수수색하며 제시한 영장엔 3개의 범죄사실이 담겼다. 우선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씨가 취업했던 타이이스타젯의 실소유주 이상직 전 의원에게는 ‘뇌물공여’와 업무상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문다혜씨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며 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뇌물 수수 피의자로 적시했다. 뉴스1
━
청와대 비공개 회의서 이사장 내정했나
검찰은 항공업의 경험이나 전문지식이 없던 서씨가 타이이스타젯 임원으로 취업한 배경엔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인사들의 조직적인 개입이 있었다는 정황도 확보했다. 특히 2017년 말 당시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이 주재한 회의에서 이 전 의원을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하는 내용의 논의가 오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다혜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조 전 수석의 직권남용 혐의도 적시했다.
차준홍 기자
뇌물죄는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와 관련해 부정한 금품을 수수할 경우 성립된다. 다만 타이이스타젯 특혜채용 의혹의 경우 이 전 의원에게 제공된 중진공 이사장 자리는 문 전 대통령의 직무 범위였지만, 부정한 금품은 사위인 서씨가 수수했다.
━
직접뇌물 정조준…다시 등장한 경제공동체 논리
검찰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상직 전 의원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해주는 대가로 서씨가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에 채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포토
또 문 전 대통령을 직접 뇌물죄의 피의자로 의율하려는 데에는 제3자 뇌물죄의 구성요건이 까다롭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제3자 뇌물죄의 경우 뇌물죄 입증에 요구되는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에 더해 ‘부정한 청탁’이 있었단 사실이 확인돼야 한다. 이 전 의원이 서씨를 취업시켜 줄테니 자신을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해달라는 명시적 청탁을 문 전 대통령 측에 전달해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나섰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는 의미다.
━
靑 인사 진술거부로 부정 청탁 입증 어려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참고인 신분으로 전주지검에 출석했다. 타이이스타젯 특혜취업 당시 조 대표는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연합뉴스
검찰은 다혜씨 자택과 별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물 분석 등을 마치는 대로 다혜씨를 직접 조사할 예정이다. 다혜씨는 압수수색 이튿날인 지난달 3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에 깨진 유리창 사진과 함께 “개구리가 되어 보면 머리는 빙빙 돌고 몸은 늘어져 가고 숨은 가늘어지는데도 ‘그 돌을 누가 던졌을까’, ‘왜 하필 내가 맞았을까’ 그것만 되풀이하게 된다”는 글을 남겼다.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영어 제목 The Frog 중 대사를 빗대 검찰 수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
김정숙 여사는 타지마할·샤넬 재킷 수사
문 전 대통령 수사와 별개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조아라는 김정숙 여사가 2018년 영부인 자격을 활용해 인도 타지마할을 방문했다는 ‘외유성 출장 의혹’과 같은 해 프랑스 국빈 방문 당시 샤넬 측으로부터 재킷을 대여해 입은 뒤 반납하지 않았다는 의혹 등을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은 김정숙 여사의
2021년 당시 기증 논의에 참여했던 전직 국립한글박물관 관계자는 “재킷 기증 당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BH청와대에서 내려온 지시사항이라고 설명하며 기증을 받을지 말지 정하라고 했다”며 “샤넬에선 기증을 위한 실무 논의를 할 때도 김정숙 여사가 입었던 옷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 혹시 김 여사가 재킷을 반납하지 않은 상태에서 마치 반납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그런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이 시각 많이 본 뉴스
▶ 송파 찐강남 탈락했다…계란 배달이 뭐길래
▶ 젊은 대장암 韓 세계 1위…이 음식 드시지 마세요
▶ 사람 얼굴부터 보이면? 당신은 잡생각꾼이다
▶ 아내 찌른 남편 47층 투신 사망…집안엔 어린 자녀
▶ 정보사, 7년간 외부감사 0…文때 바꾼 훈령 때문
▶ "참다가 폭발" 번아웃보다 위험한 토스트아웃
▶ 컵라면 물 가득 부어 한끼…朴 어깨 본 의사 "참혹"
▶ 밤새 긁다가 피 뚝뚝…중증 아토피 치료법 찾는다
▶ 성장 착시·가계빚·내수부진…尹이 놓친 3가지
▶ 유럽 軍기지 통신망 끊고 다니는 그놈들…배후는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진우 dino87@joongang.co.kr
관련링크
- 이전글2030 직장인 10명 중 7명 "주 4일제 근무 찬성"…4050 생각은? 24.09.02
- 다음글[르포] "괜찮아, 안 죽어" 낮술 먹고 풍덩…폐장 해변서 위험한 물놀이 24.09.0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