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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영화 국제시장 그 동네의 추락…0.31, 출산율 꼴찌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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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38회 작성일 24-03-0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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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원도심인 중구 일대. 사진 부산시

부산 원도심인 중구 일대. 사진 부산시



부산 중구 합계출산율 ‘전국 최저’
부산 중구가 전국 기초자치단체시·군·구 중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중구 합계출산율은 0.31명이다. 중구에 사는 여성 3명이 한평생 아이 1명도 낳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수치다. 전국 합계출산율 0.72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3만8000여명이 사는 중구에서 지난 한 해 태어난 아이는 약 100명에 그쳤다.

이번 잠정 통계에서 중구와 함께 0.3명대 합계출산율을 기록한 기초단체는 전국에서 서울 관악구0.38명뿐이었다. 두 지역은 수년 새 근소한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하며 줄곧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에는 중구0.46명가 관악구0.42명를 앞섰지만, 2019~2021년에는 중구각 0.50명·0.45명·0.38명가 관악구0.54명·0.47명·0.44명에 뒤졌다. 광역자치단체 단위에서도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0.55명·부산0.66명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았다.

영화 국제시장에 등장하는 부산 중구 국제시장 잡화점. 중앙포토

영화



과거 12만명 살아…피란민 역사 서린 그 동네
중구는 1950~80년대 부산에서 인구가 밀집된 곳이었다. 옛 부산시청을 포함해 지역 방송국, 법원 등이 자리한 부산 중심지였다. 실제 중구청 홈페이지에 공개된 통계연보를 보면 1970년 중구 인구는 12만명11만9999명에 가까웠다.

특히 부산항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 때문에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이 밀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당시 부산시가 인구 분산을 위한 이주 정책까지 펼쳐야 했다고 한다. 중구 곳곳에는 수많은 피란민이 몰리면서 생겨난 장소도 많다.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보수동 책방골목은 한국전쟁 당시 이북에서 온 피란민이 미군 부대의 헌 잡지, 만화 등을 팔기 시작한 것이 현재 ‘헌책방 메카’가 됐다.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 송봉근 기자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 송봉근 기자

이곳 40계단도 피란민이 판자촌을 이뤄 살던 장소다. 시중에 흘러나온 구호물자를 파는 장터도 열렸다. 1426만명이 본 영화 ‘국제시장관객 수 1426만명’에 등장하는 국제시장은 1945년 광복 후 일본인이 남긴 물건과 해외동포가 가져온 물건을 거래하는 장터로 시작해 1950년 미군 부대에서 나온 물건까지 취급했다.


행정 기능 빠지며 점차 쇠락…주거 여건도 열악
하지만 지금은 중구에서 행정 등 중심지 기능이 빠져 나간 상태다. 바로 옆 서구의 부산항 기능이 강서구 부산신항에 집중된 것도 인구 감소에 영향을 줬다. 전국 기초단체 가운데 인구가 4만명 아래로 가장 먼저 떨어진 곳이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인구가 대폭 줄면서 도시 활력이 점차 떨어졌다.

부산 중구 중앙동 40계단. 중앙포토

부산 중구 중앙동 40계단. 중앙포토

게다가 도시가 산비탈에 발달한 형태여서 정주 시설과 주거 환경이 매우 열악한 점이 젊은 인구 유입을 방해하고 출산율을 떨어뜨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구 가임기15∼49세 여성 수는 7313명으로 전체 중구 인구 대비 18.9%에 그친다. 반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중구 인구의 30.7%를 차지하는 등 고령화가 상당히 진행됐다. 주거지가 고지대에 형성돼 있어 건축물 최고 높이 상향 등에 제한을 받는 등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출산장려금과 함께 올해 어린이집 영어 특별활동 강사비를 지원하는 등 출산율 증가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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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훈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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