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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수막염인데 한 달째 치료 못 받아…환자 편 아무도 없어" [현장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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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60회 작성일 24-03-1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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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기사
의료파업 한달째
기약없는 기다림에 국민 불신 커
"의사는 의무와 명예 있는 직업"
교수 사직 결의에 환자들 분통
"의정, 대화로 해결해야" 호소도


quot;뇌수막염인데 한 달째 치료 못 받아…환자 편 아무도 없어quot; [현장르포]
1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대한외래센터에서 만난 환자가 안과에서 일괄전송된 안내문자를 보여줬다. 문자에는 "일련의 사태에 따른 심각한 인력부족으로 인해 정상 운영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기적인 망막주사치료를 받고 계신 환자분을 제외하고는 가까운 안과나 안과전문병원에서 먼저 진료를 보시길 권유드린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사진=노유정 기자
"환자 걱정해서 일을 안한다니 말이 됩니까. 놔 검사 해야 되는데 한달째 연락이 없어요."

1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이날 만난 채모씨35는 수심이 가득했다. 뇌수막염이 재발했지만 한달째 입원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채씨는 지난달 17일 향후 치료를 위해 곰팡이균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이를 위해 뇌 조직 검사를 해야 한다고 안내를 받았다. 그러나 이틀 뒤 전공의 파업이 터졌다. 뇌를 열어보는 수술에 가까운 검사이므로, 입원 날짜를 알려주겠다던 병원 측은 현재까지 한달이 다 되도록 연락이 없었다. 채씨는 "보통 일주일 안에 입원 날짜가 나오는 것으로 아는데 벌써 한달째 치료도 못 받고 기약없이 기다리고 있다"며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서울대와 연세대 의대까지 빅5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 병원 의대교수들이 모두 사직서 제출 의사를 밝히면서 환자들 사이에선 비판적 여론이 일었다. "의사는 의무와 명예도 있는 직업"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 "다른 전문병원에서 진료 권유 드린다"

진료가 밀리는 사례는 채씨 뿐이 아니다. 안과 등 생명에 지장이 없는 진료는 사실상 대학병원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서울대병원 안과에서는 지난 13일 "일련의 사태에 따른 심각한 인력부족으로 인해 정상 운영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기적인 망막주사치료를 받고 계신 환자분을 제외하고는 가까운 안과나 안과전문병원에서 먼저 진료를 보시길 권유드린다"는 문자를 일괄 전송했다.

전송된 문자의 영향으로 진료실 앞은 한산했다. 채혈실의 경우 앞에서는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 의자가 텅텅 비어있었다. 환자 대기자 수가 0명에 이르기도 했다.

이날 항암수술 후 추적 검사를 위해 찾아온 박모씨74는 "옛날엔 여기가 환자로 바글바글했는데 지금 한산하다"라며 "지난해 마지막으로 왔을 땐 의사 진료할 때 옆에 전공의가 있었는데 지금은 간호사만 있다. 진료도 20~30분 더 걸리는 거 같다"고 전했다.

■ "의사 신뢰 잃었다"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이 1개월째 평행선을 달리자 환자들에게도 거친 표현이 나왔다.

박씨는 "지금 증원해도 신입생들이 사회 나오려면 10년 이상 걸린다. 의사들이 후진 양성에 힘쓸 생각을 안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흉부외과 같은 필수과 버리고 인기과로만 가는 것도 시대 추이에 따라 다른 것이라지만 문제"라며 "의사는 돈뿐 아니라 의무와 명예도 있는 직업이다. 공부 잘하면 무조건 의대로 가고 직업이 보상처럼 느껴져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간수치가 높게 나와 확인차 방문했다는 문모씨65는 "이번 기회에 2000명 증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매번 의사들의 반대를 무조건 받아들이는 식으로 끝나서 지금 2000명까지 증원규모가 늘어난 것"이라며 "이번 일로 의사에 대한 신뢰는 다 잃었다"고 말했다.

의사도 정부도 유연하게 대화에 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환자 보호자로 와있던 김모씨66는 "국민은 누구나 치료받을 권리가 있으니까 의사도 정부도 이제는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며 "욕심보다 정말 환자들을 위한 희생정신에 바탕을 뒀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채씨는 "환자를 위해 싸우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의사가 이겨도 결국 피해보는 건 환자고 정부가 이겨봐도 그 사이 피해보는 건 환자"라고 쓴웃음을 보였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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