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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구이, 붕어빵, 주스 먹고 5만원 썼어요" 명동 바가지 또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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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5회 작성일 23-07-01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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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기사
[아무튼, 주말]
연이은 바가지 논란
한탕주의는 여전하다

“꼬치 하나에 8000원? 와, 진짜. 너무 비싼 거 아니에요?”

“그럼 사 먹지 마세요.”

케밥 1만4000원, 탕후루 7000원, 크루아상 붕어빵 4000원, 수박주스 5000원…. 아무리 물가가 올랐다고 하지만 친구와 둘이서 길거리 음식을 사 먹는 데 5만원을 넘게 쓴다고? 코로나 때 폐허로 변한 서울 명동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또 바가지 요금의 온상이 되고 있다.

각종 바가지 논란이 뉴스를 타면서 자정 노력을 기대해 보자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명동에선 “안 걸리면 그만” “내국인도 아니고 외국인 상대 장사인데 뭐가 문제냐”는 분위기도 없지 않았다. 명동 노점상은 대부분 카드를 받지 않았다. 아예 음식 가격을 표시하지 않은 곳도 많았다. 한 행인이 말을 거들었다. “왜 그러겠어요? 알면서 뭘 물어. 저들이야 아니라고 하겠지만 알만한 사람들한테는 정가 받고 뭘 모르면 좀 더 받고 그런 거 아니겠어요?” 오늘도 명동은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달 28일 서울 명동의 노점들. 코로나 이후 다시 활기를 찾은 명동에서 길거리 음식에 대해 바가지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상인은

지난달 28일 서울 명동의 노점들. 코로나 이후 다시 활기를 찾은 명동에서 길거리 음식에 대해 바가지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상인은 "물가가 너무 올라서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했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이 줄을 잇는다.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구운 오징어가 1만2000원이라고?

한때 명동의 노점은 명물로 불렸다. 아빠, 엄마 손을 잡고 놀러 가서 신기한 길거리 음식을 사 먹던 추억의 장소였다. 그래서인지 코로나 때 싹 사라진 노점이 다시 문을 열었다는 소식에 명동을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명동 물가에 대해선 고개를 젓는다. 한 상인은 “물가가 그만큼 올랐다는 생각은 왜 안 하느냐”고 했다. 하지만 최근 명동을 찾은 이들은 “비싸도 정도가 있지. 해도 너무한다”고 했다.

실제 손가락 두 개만 한 랍스터구이가 2만원, 전복 버터구이 1만5000원, 불판에 구운 손바닥 만한 오징어 1만2000원 등 1만원을 훌쩍 넘는 음식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군밤 6000원, 닭꼬치 5000원, 붕어빵 4개 5000원, 수제 어묵 4000원, 소떡소떡 4000원. 이를 놓고도 “우리 집 앞 트럭 음식이 더 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노점이 은행 계좌 번호를 적어놓고 현금만 받는 것과, 가격을 붙여놓지 않은 ‘묻지 마 가격표’에 대한 지적도 쏟아졌다. 베트남 아내와 장모를 데리고 한국을 찾은 한 유튜버는 지난 19일 명동 먹거리 영상을 게재하고 “엄청 비싸기도 하지만 가격 안 써있으면 사람 가려서 돈 받는다는 느낌이 든다. 이러면 기분이 매우 안 좋다”고 했다. 여기에는 “서울시장님 뭐 하시나요. 한번 행차하세요” “코로나 전보다 2배는 올랐다” “이러니 한국 사람은 안 가는 거다” “세금은 제대로 내는지 조사해야 한다” “카드를 안 받는다니, 여기가 오지냐”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더위에 불판 앞에서 하루 종일 장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않으냐” “외국 나가보면 이 정도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명동 노점은 과거 자릿세만 1억원에 월세 수백만 원을 내기도 했지만, 2016년 이후 실명제로 운영, 연간 임차료로 100만~150만원을 낸다. 월세로 따지면 10만원가량으로 오프라인 매장 임차료에 비하면 매우 싸다.

◇알고도 당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 눈 가리고 아웅은 불가능하다. 손안에서 모든 세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스마트폰 세상에서 바가지라니, 한탕 벌면 그만이라는 상인의 착각이다. 그렇게 했다간 평생 장사를 못 할 수도 있다. 바가지 논란은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 경북 영양군 지역 축제 상인이 옛날 과자 1.5kg을 7만원에 팔면서 불거졌다. 이후 여기저기서 “나도 바가지를 당했다”며 인증샷을 찍어 올렸다. 춘천 막국수 축제의 지름 10cm 감자전 3장 2만5000원. 함평나비축제의 어묵 한 그릇 1만원. 군산 선유도의 냉동 새우 한 마리 든 해물라면 1만원. 강릉 단오장의 얼음 슬러시 8000원. 제주 해수욕장의 갈치 한 토막 2만4000원.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의 말라 있는 회 한 접시 6만원.

논란이 커지자 곳곳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올리고 정찰제 논의에 돌입했다. 제주 도의회에선 관광지 물가 실태 조사를 위한 조례 개정안을 냈다. 소래포구의 전통 어시장 상인들은 큰절을 하며 “잘못했다” “자정하겠다”고 했다. 그런데도 같은 곳을 찾은 사람들은 “사죄를 믿다니 나는 호구였다”는 글을 올리고 있고, 바가지 논란은 끊이질 않는다. 비공식 지역 축제에서 터무니없이 비싼 음식 값이 브로커가 개입한 높은 자릿세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아직도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은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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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진 기자 dkwls8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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