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있다.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초등학생 학부모와 교사 간 직접 만나 대화하는 방식보다 문자로 소통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부모는 교사와의 상담을 가장 선호했지만, 교사는 학부모와 대면하기보다 공식 창구를 통해 소통하길 원했다.
18일 서울시교육청 교육정보연구원 연구보고서 학부모의 학교참여 실태 분석 및 개선방안에 따르면 설문조사 결과 학부모가 선호하는 학교와의 소통 수단은 문자41%, 유선 전화22.1%, 대면21.3%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설문조사는 서울시교육청 소속 초등학교 609개교의 교사 1493명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4820명을 를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실시됐다.
교사도 학부모와 동일하게 가장 선호하는 소통 수단으로 학부모의 학교 참여를 위해 선호하는 방식으로 문자48.4%, 유선전화24.8%, 대면14.8%을 꼽았다. 이같은 선호도는 교사의 교직 경력, 담임 여부, 담당 학년에 상관 없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학부모와 교사 모두 학생에 관해 논의할 일이 있거나 공지 사항이 있을 때 직접 만나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문자나 유선전화로 대면하지 않으면서도 즉각적인 소통을 하길 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소통 창구로 선호하는 수단은 학부모와 교사가 동일하지만, 건강한 관계 형성 방식에 관해서는 선호하는 수단이 정반대인 것으로 파악됐다.
학부모가 담임교사와의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1순위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학부모에게 조사한 결과 교사와 학부모 간 상담 활성화가 46.7% 응답률로 가장 많이 꼽혔다. 민원창구 별도 마련26.6%, 학부모와 교원 인식 개선을 위한 연수14.3%가 뒤를 이었다.
반면 교사는 담임교사와 학부모의 건강한 관계를 위해 학부모에게 필요한 노력 1순위를 묻는 설문에 민원창구 별도 마련57% 응답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학부모 선호도가 높았던 교사와 학부모 간 상담 활성화는 5.63%,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하는 프로그램 운영은 0.8%의 저조한 응답률을 기록했다. 교사는 학부모와 달리 관계 형성 방식으로 직접 대면하며 즉각적인 소통을 하는 것보다 공식적인 창구가 설정돼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보고서는 "현재 초등학교 학부모 상당수가 전화, 카카오톡 등을 통해 교사와 부담감 없이 소통하는 것을 선호하는 1980년대생 학부모임을 고려할 때 이같은 설문조사 결과는 새삼스럽지 않다"며 "문제는 소통이 즉각적이고 빈번한 방식으로 이뤄질 경우 정제되지 않은 상태로 개인 의사가 전달되며 오해와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부모의 적극적 의견 제시가 교사의 개인적 해석에 따라 악성 민원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학부모의 정당한 학교 참여를 보장하고 교사를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소통에 관한 매뉴얼과 공식적인 소통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연구보고서는 "악성 민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부재하고 대응책도 미흡하다"며 "학부모와 교사가 참고할 메뉴얼의 부재는 적절한 대응을 어렵게 해 문제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에서는 학부모 민원이 학부모 개인과 교사 개인, 개인 대 개인 방식으로 처리돼 학부모 요구에 대응하는 방식이 교사 개인의 노하우와 책임이 된 것"이라며 "공식 절차를 통해 학부모의 의견과 민원을 구분하고 민원을 처리하는 공적 대응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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