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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런 5분 만에 대기 1시간…감기에 폐렴까지 병원 북새통[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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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4회 작성일 24-10-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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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독감에 영·유아 울리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까지…전문가 "72시간 이상 증상 지속, 검사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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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9시쯤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A 내과 의원. 약 20명의 사람들이 병원 안팎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모두 병원 접수 창구가 열리기 전 오픈런을 한 환자들이다. 마스크를 쓴 채 축 처진 상태로 앉아 있거나 두꺼운 양털 외투를 걸친 이들이 눈에 띄었다. 접수가 시작되고 5분 만에 예상 대기시간은 1시간 이상으로 늘어났다. 일부 환자들은 대기 시작을 듣고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사진=김호빈 기자

# 25일 오전 9시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A 의원. 20여명이 병원 안팎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병원 문이 열릴 때 접수 창구로 달려가는 오픈런을 위해서다. 대부분 마스크를 썼고 두꺼운 양털 외투를 걸친 이들도 있었다.

접수가 시작되자 5분만에 예상 대기시간이 1시간 이상으로 늘어났다. 일부 환자들은 대기 시간을 듣고 발걸음을 돌렸다.

이달 들어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진 날이 이어지면서 감기·독감 환자들로 병원이 북새통이다.


이날 A 의원을 찾은 20대 대학생 장모씨는 "어젯밤부터 목이 아프고 기침을 했다"며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져서 그런 것 같아 아침 일찍 진료를 받았는데 독감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흰 마스크를 쓴 장씨는 잔기침을 하며 약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중학생 딸과 함께 A 의원을 방문한 40대 강모씨는 "추워져서 그런지 딸이 어제부터 기침을 하길래 데리고 왔다"며 "독감이라고 하는데 약을 먹인 뒤 학교에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B씨는 병원에 오는 환자가 지난달보다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B씨는 "환절기다 보니 감기 환자가 9월보다 늘었다"며 "체감상 감기 환자가 20% 이상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 포털에 따르면 이달 중 서울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진 날은 10일로 집계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는 26일까지 일교차가 10도가량인 날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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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서울의 한 어린이병원이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과 보호자들로 붐비고 있다. / 사진=뉴스1

영·유아와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도 유행이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에 감염되면 2~3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기침·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오인하기 쉽다.

7살 자녀를 둔 직장인 한모씨34는 "2주 전부터 아이가 감기 기운이 있어서 병원에 데려갔는데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었다"며 "아직 약을 먹는 중인데 기침 멈추는 데까지 한 달 정도 걸릴 것 같다고 한다"고 밝혔다.

한살 딸과 함께 서울 동작구 상도동 C 소아청소년과 의원을 찾은 30대 한모씨는 "요즘은 감기 걸리면 어린이집에 나오지 못하게 하는 곳도 많다"며 "딸은 다행히 감기라고 하는데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워낙 유행이라 아무래도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C 의원 관계자는 "주변에 초등학교가 있어서 그런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환자가 많다"며 "지난 8월부터 돌던 바이러스인데 요즘 유독 환자 수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으로 입원한 환자는 2만69명으로 지난해보다 350% 정도 늘었다. 지난 8월 둘째주 1181명의 입원 환자가 발생한 데 이어 최근 한 달 동안 입원 환자 수가 1000명대로 유지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치로 보면 독감은 본격적인 유행이 아니지만 아데노바이러스,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등의 감염자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증상이 비슷해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데 72시간 이상으로 증상이 지속된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이 바이러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엄 교수는 "고령 등 감염병에 취약한 경우라면 대중교통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이용할 때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손을 자주 씻는 것을 권유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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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사거리에서 출근길 한 시민이 마스크와 목도리로 무장한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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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김호빈 기자 hobin@mt.co.kr 이혜수 기자 esc@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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