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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 살포 작전에…"트랙터 몰고 막겠다" 파주 주민 분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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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0회 작성일 24-10-2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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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지역에서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월 28일부터 현재까지 20여일 째 밤낮없이 대남확성기 방송에 시달리는 경기도 파주시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지역 주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납북자가족단체가 대북전단을 공개적으로 날리겠다고 예고한 것에 맞서 물리력을 동원해 막기로 한 것이다.

‘납북자가족모임’은 지난 24일 오후 2시 수원시 경기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납북자들의 이름과 사진 등이 담긴 대북 전단 10만장을 제작 완료했다고 밝혔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납북자 문제를 알릴 기회가 또 없다고 생각해 대북 전단 10만장을 다음 주 중 파주에서 전체 다 날리겠다”며 “두 번이 됐든, 세 번이 됐든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평양 시내에 떨어지게끔 할 것”이라고 했다.


파주시가 지난 18일 오후 임진각 내 민방위대피소에서 개최한 ‘긴급 이동시장실’에서 파주 비무장지대ㆍ민통선 3개 마을 주민 30여 명이 참석해 김경일 파주시장가운데에게 밤낮없이 20여 일째 이어지는 북한의 확성기 방송에 따른 주민 피해 내용을 하소연했다. 사진 파주시

파주시가 지난 18일 오후 임진각 내 민방위대피소에서 개최한 ‘긴급 이동시장실’에서 파주 비무장지대ㆍ민통선 3개 마을 주민 30여 명이 참석해 김경일 파주시장가운데에게 밤낮없이 20여 일째 이어지는 북한의 확성기 방송에 따른 주민 피해 내용을 하소연했다. 사진 파주시




파주 민통선 주민들 “트랙터 20여 대 몰고 나가 저지시킬 것”
이에 대해 이완배 경기도 파주시 통일촌 이장은 25일 “대성동 마을, 통일촌, 해마루촌 등 파주 민통선 지역 3개 마을 주민들은 트랙터 20여대를 몰고 나가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저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이장은 “대남확성기 방송은 주민들이 이제껏 들어본 대남방송 중 소음 강도가 가장 높다”며 “그뿐만 아니라 여우, 들개, 까마귀 등 동물의 울음소리부터 쇠뭉치를 긁는 소리나 기계 돌아가는 소리 등 소름 끼치는 소리가 밤낮없이 들려와 주민 대부분이 불면증과 노이로제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란 황해북도 개풍군에 위치한 대남확성기오른쪽와 지난달 25일 촬영한 원형 스피커의 대남확성기. 최기웅 기자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란 황해북도 개풍군에 위치한 대남확성기오른쪽와 지난달 25일 촬영한 원형 스피커의 대남확성기. 최기웅 기자


그는 최근 파주 접경지역 일대가 대북·대남 확성기 방송 등으로 긴장의 수위가 급격히 높아졌다며 “민통선 주민들을 극심한 소음 고통으로 내몰고 지역 관광을 침체시킬 뿐 아니라 남북 관계를 악화시키는 대북전단 살포를 주민들과 힘을 모아 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오전 경기 파주시 ‘국립6ㆍ25전쟁납북자기념관’ 앞에서 ‘평화위기 파주비상행동’이 대북전단 살포에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 평화위기 파주비상행동

지난 22일 오전 경기 파주시 ‘국립6ㆍ25전쟁납북자기념관’ 앞에서 ‘평화위기 파주비상행동’이 대북전단 살포에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 평화위기 파주비상행동


앞서 파주 접경지역 주민 등으로 구성된 ‘평화위기 파주비상행동’ 회원 30여 명은 지난 22일 오전 10시쯤 파주시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 앞에서 대북전단 살포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대북전단 살포로 시작된 남북 대결이 대남 풍선, 확성기 방송까지 이어졌고, 이제는 극단적 군사대치 상황까지 오게 됐다”며 “그런데도 일부 단체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강행한다고 한다고 하는데, 지역 주민들은 이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호소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1일 저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중대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 외무성은 지난 11일 저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중대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은 지난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반공화국 정치모략 선동 삐라대북전단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청사구역 상공에서 삐라를 살포하는 적무인기"라고 쓰여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와 파주시, 위험 구역 설정 및 행정력 동원 저지
이와 관련, 경기도와 파주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도는 지난 15일 파주시, 김포시, 연천군 등 3개 시·군을 ‘위험구역’으로 설정해 대북전단 살포를 사전 차단하고 있다. 대북전단 살포 관계자가 위험구역에 출입하거나 그 밖의 금지 명령 또는 제한 명령을 위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23일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 피해를 겪고 있는 파주 민통선 지역을 방문, 피해 현황을 주민들로부터 청취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대북전단을 북한으로 보내지 못하게 해달라는 주민들의 건의에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하게 제재하겠다”고 답변했다.

포스터 파주시

포스터 파주시


파주시는 위험구역 설정에 따라 확보하게 된 지자체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대북전단 살포행위 적발과 단속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대남 확성기 소음으로 인해 파주시민의 안전과 일상이 위협받고 있다”며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과 오물풍선 살포의 근원이 되는 대북 전단 살포를 막기 위해 52만 파주시민과 함께 전 행정력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지난 21일 통일촌에서 주민간담회를 열고 “북한 당국이 반평화적 도발로 한반도 긴장감을 높여가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우 의장은 그러면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우리 정부가 먼저 나서서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적극적으로 막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잠정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대북전단 살포를 준비 중인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납북자 생사 확인을 위해 대북전단을 보내려 하는 것을 관계 당국이 반대하는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고 지적하며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지 못한 관계 당국이 할 소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전익진·최모란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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