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마비 부르는 엉터리 신호등…"400m 길에 7개, 얼마 못가 또 빨간...
페이지 정보
본문
15일 오후 경기도 신도시 내 한 아파트 단지 앞 도로에서 정지 신호에 차들이 멈춰 서 있다. 400m 남짓한 이 도로에는 신호등만 7대가 설치돼 있다. 짧은 구간에 신호등이 여러 개가 있다 보니, 이 일대는 수시로 차량 정체가 빚어진다. 주민들은 “출퇴근 시간엔 400m를 통과하는 데 30분 넘게 걸린다”고 불평했다. /고운호 기자 전국 도로 곳곳에서 어긋난 신호등 체계로 인한 교통 혼잡이 일어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주민 민원의 40%가량은 교통 관련이고, 이 중 상당수가 신호등 민원이라고 한다. 매년 수천 건의 민원이 접수되는 셈이다. 신호등은 위험을 방지하고 차량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혼란 없이 설치·운용하는 게 원칙이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혼잡이 가중되는 곳이 많다. 경찰 관계자는 “특히 아파트가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신도시는 사람들이 입주한 후에 도로나 신호 체계가 만들어져 어긋나는 일이 잦다”고 했다. 그래픽=양진경 뜻밖의 장소에 신호등이 설치돼 혼란을 겪기도 한다. 경기 동두천시 일반산업단지 인근 왕복 4차선 도로에는 정지선 없이 놓인 신호등이 있다. 김모21씨는 “분기점도 사거리도 아닌 직선 도로 중간에 뜬금없이 설치된 신호등을 보고 당황했다”며 “빨간불이 켜졌는데 정지선이 없으니 어디서 멈춰야 할지 몰라서 급정거하는 바람에 사고가 날 뻔했다”고 했다. 경찰은 신호등 문제를 인지해도 바로 대책을 마련하긴 어렵다고 했다. 신호등 설치·관리는 지자체가, 신호체계는 관할 경찰서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자체 관리 부서와 합동해서 최대한 문제 해결을 하려 하지만, 차량 몰림 현상까지 막긴 어렵다”고 했다. 지자체 관계자는 “민원이 제기되면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문제가 있는 곳이 통상 교통량이 많은 지역이라 변화를 느끼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유정훈 교수는 “교통량과 통행 속도를 고려해서 교통 신호 연동 체계를 시간대와 상황에 따라 달리해야 이상적이지만 예산 등 문제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부자연스러운 차량 흐름은 사고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민원이 있다면 빨리 현장 조사를 마무리해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조선닷컴 핫 뉴스 Best
[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김보경 기자 bobo@chosun.com 김영우 기자 zerocow@chosun.com 박혜연 기자 salud@chosun.com |
관련링크
- 이전글눈덩이 적자에 휘청이는 빅5…전공의 의존의 민낯 24.03.16
- 다음글"군에 간 아들 서울의대 합격"…또 다른 대입 루트 軍수생 24.03.16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