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주식부자 구속 뒤 살해된 부모들…범인은 피해자가 아니었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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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19년 3월17일. 청담동 주식 부자로 알려진 경제사범 이희진37씨 부모를 살해한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용의자는 35세 김다운. 그는 피해자와 생면부지였다. 사건 1년 전까지 미국에서 머물렀으며, 이희진씨의 사기 혐의와도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 뚜렷한 범행 동기가 드러나지 않으면서 사건은 오리무중에 빠졌다. 김다운은 왜 이씨의 부모를 잔인하게 살해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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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5억…1년간 치밀하게 범행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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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운은 꽤 오랫동안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2018년 4월 이씨 부친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하는가 하면, 경기 안양시 자택 주변에도 카메라를 설치해 피해자들의 동선을 파악했다. 2019년 2월엔 구직 사이트를 통해 범행을 도울 중국 동포 3명을 고용했다. 이후 범행에 쓸 경찰 공무원증, 구속영장 등을 위조해 같은 달 25일 피해자들의 집에 침입했다. 김다운 일당은 위조된 경찰 공무원증을 제시하며 피해자들을 체포하려 했다. 피해자들은 김다운이 가짜 경찰인 것을 눈치채고 강하게 저항했다. 이에 김다운 일당은 미리 준비해 온 흉기와 둔기 등으로 피해자들을 살해하고 집을 뒤져 현금 5억원이 든 돈가방과 귀중품 등을 챙겼다. 김다운 일당은 이씨 모친의 시신은 자택에 남겨뒀지만, 부친 시신은 경기 평택시 한 창고에 유기했다. 김다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씨의 동생 이희문씨를 납치하려고도 했다. 훔친 돈가방에서 이씨 명의 슈퍼카를 15억원에 팔았다는 서류가 발견되자, 그는 이희문씨에게 숨겨둔 재산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범행을 계획했다. 그는 이씨 모친의 휴대전화로 이희문씨를 불러냈으며, 심부름센터 여러 곳에 이희문씨를 납치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이희문씨가 어머니를 보러 집에 가게 되면서 범행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희문씨는 집에서 모친의 시신을 발견했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희문씨에게 접근했던 김다운을 용의자로 보고 추적에 나서 하루 만인 3월17일 오후3시 검거했다. 다만 공범인 중국 동포 3명은 범행 당일 중국으로 달아나 체포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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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운 "범행 계획한 건 맞지만…죽인 건 중국 동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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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운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그는 "범행을 일부 계획한 것은 맞지만 죽인 건 내가 아니다"라고 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이씨 부친에게 빌려준 2000만원을 돌려받려고 그랬다"고 주장했다. 김다운은 또 경찰이 자신의 실명과 얼굴을 언론에 공개하자,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경찰은 김다운이 피해자들의 금품을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봤다. 귀국 이후 수입이 없던 그가 이희진의 미환수 재산이 1000억원에 달한다는 소문만 듣고 범행을 계획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아울러 김다운이 피해자들한테 2000만원을 빌려줬다는 주장 역시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다운은 1년 동안 범행계획을 세운 뒤 주식 부자로 알려진 이희진씨가 감옥에 가자 아버지도 돈이 많을 것으로 보고 범행에 착수했다"며 "김씨는 추가로 이희문씨를 납치해 나머지 부가티 판매금을 노리는 한편, 범행을 완전히 은폐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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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운, 무기징역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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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김다운을 강도살인, 사체손괴·유기, 공무원자격사칭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결심 공판에서 "오로지 돈을 위해 잔인하게 피해자들을 살해하고, 시신을 손괴한 것은 물론 이를 엽기적으로 은폐했다. 그런데도 죄책감을 찾아볼 수 없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1심은 "끔찍한 범행에도 불구하고 김다운은 모든 책임을 공범들에게 돌리고 자신은 전혀 잘못이 없고 억울하다는 태도를 보이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반성이나 죄책감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면서도 "사형에 처하는 것이 정당화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김다운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대법원은 2021년 10월 이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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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피살에도…이희진씨, 또 사기 혐의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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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2016년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은 투자 매매회사를 세워 130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고 2020년 3월 만기 출소했다. 다만 그는 출소 3년만인 지난해 10월 동생 이희문씨와 다수의 깡통스캠 코인을 발행하고 시세 조종을 통해 약 900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또 한번 구속기소 됐다. 이씨 형제는 출소 직후인 2020년 3월부터 2022년 9월까지 피카 코인 등 3개 코인을 발행·상장한 뒤 허위·과장 홍보로 시세를 조종하고 고점에서 매도해 총 897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2021년 2~4월 가상통화 판매대금으로 받은 비트코인 412.12개당시 270억원 상당를 발행 재단으로 반환하지 않고 해외 거래소의 차명 계정으로 이체해 유용한 혐의도 있다. 이씨 형제는 이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부동산을 매입하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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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주 기자 jh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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