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는 모습. 2024.3.15/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빅5 병원 중 하나인 삼성서울병원의 교수들이 소속된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의대 증원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다면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17일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의료공백 사태, 의대생 휴학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어 파국에 이르게 된다면 성균관의대 교수와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교수들은 진료현장을 떠나 국민을 위하여 대의를 위한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호소문을 통해 "오래 전부터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현장을 살려 달라는 의사들의 거듭된 요청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정부가 구체적, 현실적 방안 없는 이름만 그럴 듯한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뜬금없이 발표하고, 2000명이라는 증원 숫자는 절대불변이라며 대화와 타협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일방적이고 비현실적인 의료정책 추진에 실망해 젊은 의사들이 병원을 떠났고, 의과대학 학생들은 교실을 떠났다. 수술실도 병실도 점점 비어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상은 전체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필수 진료 의사, 지역의사가 부족한 것"이라며 "난데없는 무리한 의대정원 증원에 소요될 막대한 예산을 지금이라도 당장 필수의료, 지역의료에 투자하면 수년 후가 아니라 지금 바로 필수의료, 지역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또 정부에" 수십 년에 걸쳐 쌓아 올린 세계적 자랑거리인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을 이렇게 파국으로 몰아넣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전공의들은 수련 과정을 거쳐야 필수의료 전문의가 되어 미래의 의료를 담당할 수 있는데 대학병원들이 몇 개월 후 경영악화로 문을 닫는다면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는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 달 동안의 의료공백 사태 속에서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교수들은 환자 곁에서 최선을 다해 왔지만 이제는 가중되는 진료 부담으로 교수들이 체력적인 한계에 다다르고 있으며 탈진되어 환자들을 제대로 돌보기 어려운 처지에 이르렀다"며 "공직자들이라면 당연히 강압적인 정책 추진을 멈추고 이성을 찾으라는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현재 사태가 악화돼 파국에 이르게 된다면 우리 교수들은 진료현장을 떠나 국민을 위하여 대의를 위한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만약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그 원인과 책임은 바로 현 정부에 있다"고 경고 덧붙였다.
앞서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지난 13일 전체 교수회의 후 출범했다. 다만 비대위원장은 따로 선출하지 않고 교수 전체 회의 등을 통해 앞으로의 대응 방안 등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성대의대 비대위는 지난 12일 서울대서울대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울산대서울아산병원 등 19개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 회장들이 구성한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에도 소속되지 않았다. 전국 의대 교수 비대위는 지난 15일 2차 총회에서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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