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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서 강풍에 부상당한 등산객 배상 요청…"천재지변"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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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9회 작성일 24-10-2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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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동해안에 강풍경보가 내려진 23일 속초시 설악산 울산바위 인근에서 등산객 3명이 쓰러진 나무에 깔리는 사고가 났다. 연합뉴스

강원 동해안에 강풍경보가 내려진 23일 속초시 설악산 울산바위 인근에서 등산객 3명이 쓰러진 나무에 깔리는 사고가 났다. 연합뉴스

태풍 중심부에 버금가는 강풍으로 23일 강원 속초시 설악산에서 나무가 쓰러지면서 3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강풍 특보가 발효됐지만 입산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며 사고에 대한 책임 공방이 일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1분께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36.8m를 기록한 설악산 울산바위 인근에서 나무가 쓰러져 등산객 1명이 숨지고 2명이 상처를 입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설악산에는 이날 오전 3시께 강풍주의보가 발효됐고, 오전 8시 15분께 강풍경보로 격상됐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이날 8시 35분부터 공룡능선, 서북 능선, 오색∼대청봉, 비선대∼대청봉, 백담사∼대청봉 등 고지대 탐방로부터 입산 통제를 했다. 비선대 울산바위, 토왕성폭포 전망대, 흘림골, 주전골 등 저지대 탐방로를 포함한 전 구간 입산 통제는 오전 9시부터 이뤄졌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강풍 특보가 발령된다고 무조건 입산 통제를 하는 것은 아니다"며 "기상 특보와 현지 상황 등을 고려해 입산 통제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하고 119에 신고한 등산객 A씨61와 아내 B씨57는 "정상까지 오르기 어려울 정도로 바람이 강하게 부는 상황이었다"며 "그러다 우지끈하는 소리와 함께 앞서가던 등산객들 위로 나무가 순식간에 쓰러져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A씨는 "설악산에서 입산 통제를 안 하니까 당연히 문제가 없을 줄 알았고, 평일이었지만 꽤 많은 사람이 산에 오르고 있었다"며 "사고가 난 뒤에야 뒤늦게 국립공원에서 입산 통제를 했다"고 토로했다.
23일 강원 동해안에 강풍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강릉시 지변동의 도로변 가로수가 강풍에 부러져 굴착기가 동원돼 급히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설악산의 최대순간풍속은 131.4km/h, 미시령은 127.1㎞/h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23일 강원 동해안에 강풍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강릉시 지변동의 도로변 가로수가 강풍에 부러져 굴착기가 동원돼 급히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설악산의 최대순간풍속은 131.4km/h, 미시령은 127.1㎞/h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사고로 찰과상 등 비교적 가벼운 상처를 입은 A씨 부부는 하산 이후 개인적으로 병원을 방문, 사무소 측에 치료비 배상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들은 "비법정 탐방로가 아닌 정상적인 등산로를 이용했고, 입산 통제 없이 산에 오르다 관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썩은 나무로 인해 사고가 났다"며 "그런데도 설악산 측은 천재지변이기 때문에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는 말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국립공원에서 설치한 계단 등 구조물을 이용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경우 관련 보험에 따라 배상할 수 있지만, 천재지변으로 인한 사고는 사전에 예측 불가능해 배상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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