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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때도 선 그었던 헌재…윤석열 탄핵 지연 전략 안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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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1회 작성일 24-12-17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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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다음날인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의 모습. 연합뉴스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심판에서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재판 지연 전략’을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앞선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헌법재판소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6년 12월에 시작된 ‘대통령 박근혜 탄핵심판’에서 박 전 대통령 쪽은 ‘최순실씨 등의 형사재판을 지켜보자’고 주장했다. 모든 탄핵소추 사유를 형사재판처럼 하나하나 따져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헌재가 직권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 등에 수사기록 제출을 요청하자 이에 대해 이의신청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헌재는 당시 이를 모두 기각했다. 탄핵심판을 앞두고 형사소송법 준용 범위를 검토한 헌재는 이를 근거로 변론준비기일에서 “탄핵심판은 100% 형사재판처럼 진행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탄핵심판은 형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준용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도’라는 조건이 붙는 만큼 형사소송법을 온전히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였다.

형사재판 과정에선 검사가 제시한 증거에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증인신문이나 검증 절차를 통해 일일이 이를 다시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당시 헌재는 당사자들이 동의하지 않아도 재판부 직권으로 증거를 채택하고 심리를 이어가는 ‘직권주의’를 행사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유를 개별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다섯가지 유형으로 구분해서 보겠다고 했고, 박 대통령 쪽에서 신청한 증인 39명 중 29명을 기각하기도 했다. 당시 법무부도 헌재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탄핵심판 절차에서 형사소송에 관한 법령을 무조건적으로 준용할 경우 헌법재판의 고유한 성질을 훼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역시 이런 기준에서 신속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윤 대통령이 향후 기소된 뒤에는 ‘형사재판이 진행되고 있으니 탄핵심판 심리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지만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 손준성 검사장의 경우 고발 사주 사건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로 탄핵심판이 정지됐지만, 단순 실행자여서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손 검사장과 내란 혐의가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는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은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이 많다. 전직 헌법재판관은 1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형사재판을 이유로 손 검사장의 탄핵심판이 정지되는 건 예외적인 사례”라며 “1·2심 유무죄가 갈린 고발 사주 사건은 혐의가 명확하지 않아서 탄핵심판을 정지했다고 볼 수 있지만 대통령 탄핵 사건은 다른 사안과는 다르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헌법연구관 출신인 노희범 변호사도 “헌법재판은 처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위법한 행위를 한 대통령을 임기 중 직무에서 배제해 헌정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제도이기 때문에 형사재판과는 기능이 다르다”고 짚었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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