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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매 맞는 밀양 집단 성폭행 가해자들…직장 해고·영업 중단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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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73회 작성일 24-06-0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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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연일 신상 공개…사법 체계 불신이 대중 분노 키워

20년 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당시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신상이 최근 한 유튜버에 의해 폭로되면서 다시 국민적 분노가 커지는 모양새다. 가해자들에 대한 신상 공개가 법적 테두리를 벗어난 ‘사적제재’임에도 대중이 호응하는 데에는 ‘피해자는 고통 속에 사는데 가해자는 잘산다’는 사실에 대한 국민적 공분에, 범죄자를 단죄하는 사법 체계에 대한 불신이 더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일 한 유튜브 채널은 ‘밀양 성폭행 사건 주동자 XXX. 넌 내가 못 찾을 줄 알았나 봐’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이후 연이어 게시된 영상에는 당시 성폭행에 가담했다는 가해자들의 이름과 얼굴, 나이, 직장 정보가 고스란히 공개됐다.


가해자들은 논란이 커지자 현재 직장에서 해고됐다. 가해자 중 1명이 일했던 알려진 경북 청도군 한 식당은 백종원까지 방문한 맛집으로 소문이 났었지만, 쇄도하는 비난 여론에 결국 영업을 중단됐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지난 2004년 12월 경남 밀양의 고교생 44명이 여학생 1명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으로, 가해자들은 당시 미성년자였고 피해자 측과 합의했다는 이유로 대부분 법망을 빠져나가거나 소년부 송치로 마무리됐다. 이들의 신상을 공개한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가 6만 명에서 5일 오후 기준 30만 명을 돌파했고, 해당 영상의 댓글은 대부분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을 비난하고 유튜버를 응원하는 반응이 대다수다. 수만 원의 후원금을 보낸 시청자도 있다.

해당 유튜버는 폭로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나는 그저 사회에 대해 화가 많은 사람일 뿐"이라며 "정의감 때문에 이런 영상을 만들고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례처럼 공공기관이 아닌 사인私人에 의해 범죄자의 정보가 공개되는 신상 폭로 식 ‘사적제재’는 SNS의 대중화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인신에 제약을 가하진 않지만, 정보통신망에서 신상이 유포되는 것만으로도 현대사회에서는 ‘처벌’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지난달 강원 인제군 한 부대에서 발생한 훈련병 사망사건과 관련해서도 수사 대상에 오른 여성 중대장의 신상이 인터넷에 빠르게 퍼졌다. 비슷한 시기에 여자친구를 서울 강남역 건물 옥상에서 살해한 20대 남성의 출신학교와 이름도 수사 초기 단계부터 온라인에 유포됐다.

김한나 총신대 교직과 교수는 "‘죄를 지으면 상응하는 벌을 받는다’는 사회적 신뢰가 깨진 것이 범죄 가해자에 대한 무차별 신상 공개로 이어지고 있다"며 "SNS를 통한 2차 가해·무고한 피해자 양산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디지털·미디어에서 지켜야 할 규범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사적 제재’가 이뤄지는 원인이 ‘솜방망이 처벌’에 있는 만큼, 범죄의 양형 기준을 국민 법 감정에 맞게 대폭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법원은 양형위원회의 권고 형량과 법정 형량을 지켜 선고하는 것"이라며 "법원도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법 개정 권한을 가진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양형 기준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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