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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온 줄 알았다"…감탄 자아낸 57살 광장시장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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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6회 작성일 24-12-1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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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공중화장실의 출입구 모습.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공중화장실의 출입구 모습.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16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전 골목. 각종 포장마차와 음식점이 가득한 시장통인데 멀리서도 화장실 간판이 잘 보였다. 가로 1.9m, 세로 1m에 달하는 크기에 화장실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간결하게 그려져 있는 그림문자픽토그램 간판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어서다. 3층 규모의 좁고 낙후한 화장실 내부도 최근 새로 단장했다. 광장시장에서 한복상점을 운영하는 60대 상인은 “공중 화장실이 너무 달라져서 유료 화장실로 바뀐 줄 알고 처음에 놀랐다”며 “고급스럽고 깨끗해져서 호텔에 온 것 같다”고 감탄했다.


광장시장, 57년 된 화장실 대개조 프로젝트
이곳은 서울디자인재단이 서울시의 공중화장실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지침을 반영해 만든 ‘모두를 위한 공중화장실’ 1호다. 시는 2021년부터 모든 사람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안내서를 공간별로 만들고 있다. 공중화장실은 2021년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사건을 계기로 안전성을 한층 강화한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지침을 만들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이 지침을 토대로 지난 4월 서울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공중화장실 환경개선사업 공모를 했고, 광장시장 공중화장실이 선정됐다. 서울디자인재단 관계자는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 전후로 시부야구가 ‘도쿄토일렛프로젝트’로 유명 건축가들한테 공공화장실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맡겨 호평받았듯이, 서울도 세계적인 관광도시로써 도시브랜드를 향상하기 위해 공중화장실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판단해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리모델링 전 화장실 출입구.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리모델링 전 화장실 출입구.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리모델링 후 1층 다목적 화장실의 전경.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리모델링 후 1층 다목적 화장실의 전경.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광장시장 화장실은 1967년에 건립됐다. 재래식 화장실로 쓰다가 2011년에야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했다. 이후 광장시장은 사회 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입소문이 나 일평균 5871명이 방문하는 관광명소로 거듭났지만, 공중화장실은 개선되지 않았다. 주변 음식점 간판에 파묻혀 화장실 표지판이 잘 보이지 않아 찾기도 힘들었다. 특히 대지면적 52.9㎡에 불과한 4층 건물의 1~3층을 화장실로 만들었는데, 2층남자, 3층여자 화장실로 가는 계단이 가파르고 어두워 이용객이 적었다. 디자인재단 측이 현황 조사한 결과 상인이나 관광객은 주로 1층에 있는 장애인 화장실 두 칸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 중일 때 빛으로 인지할 수 있게 만든 1층 다목적 화장실의 모습.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사용 중일 때 빛으로 인지할 수 있게 만든 1층 다목적 화장실의 모습.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안심비상벨 누르면 바로 경찰서로 연결
서울디자인재단은 먼저 1층 장애인 화장실을 남자 칸과 여자 칸으로 분리된 다목적 화장실로 바꿨다.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자가 사용할 수 있게 점자 안내판과 점자 수전을 설치하고 휠체어 사용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등받이가 있는 변기 등도 설치했다. 기존 화장실 출입구에 있던 영유아 기저귀 교환대도 화장실 칸 내부로 옮겨 설치했다.

리모델링 전 2층 계단실의 모습.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리모델링 전 2층 계단실의 모습.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리모델링 후 2층 계단실의 모습.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리모델링 후 2층 계단실의 모습. 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무엇보다 안전한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범죄예방환경디자인을 적용했다. 1층 전체와 2층으로 연결되는 계단 천장에 안전거울을 설치하고 칸마다 안심 비상벨을 설치했다. 비상벨을 누르면 서울혜화경찰서에서 바로 출동하는데, 4개 국어로 소통할 수 있다. 화장실 복도에는 앉아 쉴 수 있는 대기 소파도 설치했다. 총 사업비는 2억8500만원으로, 새턴바스에서도 3000만원 상당의 도기제품을 기부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1호 사업을 토대로 모두를 위한 공중화장실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북을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25개 자치구의 환경개선 사업과 공공건축물 설계 때 이 가이드북을 지침으로 활용하게 하고 관련 컨설팅도 할 계획이다.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모두를 위한 깨끗하고 안전한 공중화장실이 서울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유니버설디자인을 꾸준히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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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화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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