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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계의 에르메스가 반값이래"…무턱대고 결제했다가 쓴맛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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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2회 작성일 24-10-2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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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임박해 떨이판매”
쇼핑몰 통해 獨오쏘몰 광고
13만원 제품을 3만8천원에
수백명 판매금 챙긴뒤 잠적

“온라인몰 운영 허술함 이용
한탕 노리는 범죄 유의해야”


quot;비타민계의 에르메스가 반값이래quot;…무턱대고 결제했다가 쓴맛 봤다



개인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가 고가의 인기 비타민 제품을 반값에 한정 판매하겠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인 뒤 판매 대금만 챙기고 잠적했다.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비타민으로 건강을 챙기려했지만 오히려 만병의 근원이라는 스트레스만 얻게 됐다는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18일 피해자들의 진술 등에 따르면 최근 A 쇼핑몰이 ‘비타민계 에르메스’라 불리는 독일제 멀티비타민 ‘오쏘몰 이뮨’을 시중가의 절반 가격에 판매한다고 SNS를 통해 대대적으로 광고를 했다. 해외 쇼핑몰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구매대행을 통해 구입하는 경우, 오쏘몰 이뮨의 30회 복용분 가격은 최저 7만원대로 거래되고 있다. 공식 수입업체인 동아제약 판매사이트에서는 소비자 가격이 12만9000원에 달한다.

하지만 A 쇼핑몰의 경우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4~7개월이여서 가격을 정상 제품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는 3만8000원에 판매한다고 홍보했다. 상당수 소비자들은 유통기한이 새 제품의 절반 이하만 남아있는 점 때문에 가격을 크게 낮췄다고 생각하고 큰 의심없이 제품을 구매했다.

더욱이 A쇼핑몰은 비타민 제품 배송이 늦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에게 “물량이 한정돼 하루에 30개씩만 제품을 발송하고 있다. 곧 고객님 순서가 돌아온다”고 해명하며 고객을 안심시켰다.

이 쇼핑몰에서 38만원어치를 결제했다는 B씨는 “값싸게 사서 주변에 선물할 계획이었다. 배송이 제때 오지 않았지만 나처럼 제품을 여러 개 구매한 이들이 적지 않아 배송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또 “업체 고객센터에 배송이 늦어지는 이유를 물어보면 즉각 답변이 돌아와 큰 의심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A쇼핑몰이 구매 후기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또 다른 구매자 C씨는 “구매 후기마다 ‘오래 기다려서 제품을 받았다’고 했기에 별다른 의심이 들지 않았다”며 “후기도 가짜였다는 생각이 뒤늦게 든다”고 토로했다.

A쇼핑몰은 고객의 구매 취소 요청이 들어오면 환불 절차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고객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과정은 피해자가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늦추기 위한 꼼수에 불과했다. D씨는 “가격이 너무 싸고, 배송이 미뤄지는 게 꺼림칙해 환불을 요청했다”며 “해당 쇼핑몰에선 영업일 기준으로 3~5일 뒤 카드결제가 취소될 것이라고 안내했지만 거짓말이었다”고 했다.

피해자들이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은 쇼핑몰 웹사이트가 폐쇄되고, 카카오톡 ‘공식’ 고객센터 채널이 닫힌 뒤였다.

이번 허위 판매로 인한 피해자 규모는 최소 500명으로, 1인당 피해 규모는 3만8000원부터 100만원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피해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집계된 것으로, 피해 구제에 나서지 않은 구매자를 포함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전체 피해액 규모는 최소 1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쇼핑몰은 사업자 등록부터 웹사이트 폐쇄 후 운영자가 잠적하기까지 4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해당 쇼핑몰 업체는 지난 5월 중순 통신판매업으로 사업자 등록을 한 뒤 8월 말부터 SNS 광고로 소비자들을 대거 끌어들였고, 9월 중순 웹사이트를 폐쇄했다.

온라인 쇼핑몰 사기는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이버 범죄로 꼽힌다. 개인 사업자 등록은 국세청 ‘홈택스’에서 본인 인증을 마치고, 서류를 작성하면 된다. 통신판매업 신고도 전자민원창구정부24에서 진행된다.

쇼핑몰 홈페이지는 무료로도 제작이 가능하다. SNS 광고비만 부담하면 불특정 다수에게 허위 매물을 반복적으로 노출시킬 수 있다. 가격 비교 기능이 활성화된 포털사이트에 허위 매물이 최저가 상품으로 등록되기만 하면 피해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소비자 개인이 경각심을 가지지 않으면 누구나 허위 매물에 속아 넘어갈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셈이다.

한 수사당국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고가의 명품이나 가전제품을 허위로 판매하는 사기사건이 대다수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다수의 소액 피해자를 끌어들여 ‘한탕’을 노리는 사이버 범죄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런 소액 피해 범죄의 경우 상당수 피해자들이 번거로움 때문에 직접 고소장을 제출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A쇼핑몰 사업장 소재지를 관할하는 충남 천안서북경찰서에는 해당 쇼핑몰 운영자 이름이 피고소인으로 명시된 고소장이 18일 현재까지도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피해자들은 이리단 문제가 된 쇼핑몰에 전자지급결제대행PG 서비스를 제공한 업체에 변상을 요구하고 있다.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당시 PG사가 환불에 대응한 점을 참고한 것이다. 다만 해당 PG사 관계자는 “사기 쇼핑몰 문제가 불거지면 관습적으로 PG사가 환불 접수를 받고는 있다”면서도 변상 여부는 향후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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