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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날, 부녀자 5명 연쇄 실종…모두 만난 덤프차 기사, 그는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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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9회 작성일 24-06-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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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날, 부녀자 5명 연쇄 실종…모두 만난 덤프차 기사, 그는 무죄

ⓒ News1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비 오는 날, 덤프트럭 임대 사업, 현금다발 그리고 사업파트너 40대 남성 홍 모 씨. 12년여 전 경남 김해와 부산에서 발생한 40대 부녀자들 연쇄 실종 사건의 공통점이다.

모두가 홍 씨를 범인이라 지목했지만, 물증이 없던 그에게 내려진 처벌은 재물은닉 및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에 따른 징역 2년.


2002년 6월 10일, 첫 번째 실종 여성인 보험설계사 김미자 씨당시 48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덤프트럭 임대업 하려고"…4000만 원 들고 사라진 보험설계사

이날 경남 김해에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폭우가 쏟아졌다. 세 자녀의 엄마인 김 씨는 이날 오후 현금 4000만 원을 손에 들고 은행에 들러 210만 원을 추가로 인출했다.

이후 승용차를 몰고 어디론가 향했던 김 씨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남편은 다음 날까지 연락 두절된 아내를 걱정해 지인들을 수소문하다가 한 친구로부터 사업 관련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김 씨가 이 친구에게 "덤프차 임대업을 하면 한 달에 250만 원 정도 받을 수 있다"면서 돈이 좀 모자라니 500만 원을 빌려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김 씨는 실종 당일 자신의 보험 고객으로 10년간 알고 지냈던 홍 씨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김 씨는 덤프트럭 운전기사인 홍 씨의 제안으로 덤프트럭 임대 사업을 계획하고 있었고, 사업 자금으로 준비한 4000만 원을 들고 홍 씨에게 향했다.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은 홍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자 홍 씨는 "그날 김 씨를 만나기로 한 건 맞지만, 김 씨와 연락이 닿지 않아 실제로 만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홍 씨에 대한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해 곧바로 풀어줬다. 그렇게 실종 나흘째 되던 날, 실종된 김 씨의 차량이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의 한 인적 드문 농로에서 발견됐다.

차량은 누군가 흔적을 없애려고 한 듯 내부에 있던 물건은 모두 사라졌고, 심하게 훼손돼 번호판도 떼인 상태였다. 범인은 장갑을 끼고 차량을 훼손해 지문 하나 남기지 않았다. 특히 조수석 시트에서는 핏자국도 발견됐다. 그러나 김 씨만 없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잠적한 덤프트럭 기사 "괴한이 폭행, 김미자 납치했다"…거짓

단순 실종 사건이 아니라고 판단한 경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고, 김 씨의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 인근 CCTV를 분석하다가 한 남성을 발견했다.

약속 당일 만나지 못했다는 홍 씨의 진술과 달리 그가 김 씨와 함께 차에 타고 있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또 김 씨가 은행에서 돈을 찾을 때도 홍 씨는 김 씨 차에 타고 있었다. 밀양시 인근에서 홍 씨를 봤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이에 따라 경찰은 홍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검거에 나섰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홍 씨는 소식을 끊고 잠적했다.

경찰은 곧장 홍 씨를 공개수배했고 김 씨가 실종된 지 6개월 만인 2006년 12월, 시민의 제보로 울산 울주군에서 홍 씨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홍 씨는 모자와 안경을 쓰는 등 변장했고 가명을 사용하며 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있었다. 심지어 대포폰과 다른 사람 명의의 차량을 이용해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숨기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홍 씨는 김 씨 실종 나흘째 되던 날 여동생에게 현금 2400만 원이 든 비닐봉지를 건넸고, 이 돈다발이 젖어 있었다는 은행 직원의 증언도 나왔다.

여러 정황 증거로 봤을 때 경찰은 홍 씨가 범인이라고 판단, 사건이 거의 해결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하지만 홍 씨는 당초의 진술을 번복하며 김 씨 실종과 무관하다고 발뺌하기 시작했다.

홍 씨는 "김 씨를 만난 건 사실이지만 김 씨가 차 키를 차에 꽂아둔 채 사라져서 나 혼자 차를 끌고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 묻은 옷과 조수석에 대해서는 "갑자기 괴한 3명이 날 폭행하고 김 씨를 납치해 갔다 말을 바꾸며 혐의를 부인했다.

김 씨 차량에 훼손 및 방치에 대해서는 "내가 김 씨를 만나고 곧바로 김 씨가 실종된 데다가 김 씨가 갖고 있던 현금이 없어진 사실이 드러나면 범인으로 의심받을까 봐 두려워서 김 씨의 차량만 옮겨두고 도피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관되지 못한 홍 씨의 진술에 여러 차례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실시했고, 그때마다 거짓 반응이 나왔다.

경찰과 검찰이 그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난항을 겪던 이때, "김 씨 실종 사건과 내 딸 실종이 너무 비슷하다"는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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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부녀자 4명 연쇄 실종…덤프트럭 사업 자금 들고 집 나섰다

실종된 딸 최점옥 씨41는 2005년 9월 30일, 덤프트럭 사업을 한다면서 현금 3000만 원을 챙겨 집을 나섰다가 그대로 사라졌다. 최 씨는 사라진 김 씨와도 아는 사이였고, 김 씨로부터 홍 씨를 소개받았다고.

최 씨 역시 실종 당일 1300만 원을 대출받아 사업 자금을 마련했다. 그리고 실종 10개월 만인 2006년 7월, 경남 김해시 진영읍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최 씨의 차량이 발견됐다. 김 씨의 실종과 매우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경찰은 연쇄 범죄 가능성에 수사를 확대, 그 결과 이와 비슷한 패턴으로 보이는 실종 사건이 김해와 부산 일대에 3건이나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 씨에 앞서 2002년 3월 13일 경남 김해시 생림면에서 김남환 씨46가 당시 함께 살던 어머니에게 "식당에 일하러 간다"고 말한 뒤 실종됐다. 당시 남환 씨도 이혼 위자료와 아들의 보험금 등을 포함해 4000만 원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남환 씨는 낙동강 모래 채취 현장에서 일하면서 홍 씨와 알게 됐고, 남환 씨 또한 주변에 "덤프트럭 사업을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2년 뒤인 2004년 6월 6일에는 김해 상방동에 살던 김영순 씨43가 "덤프트럭 사업을 한다"며 아파트 담보금과 보험금 등 현금 4850만 원을 갖고 집을 나간 뒤 행방불명됐다.

끝으로 2005년 1월 20일 부산 금정구에서도 조금선 씨46가 "덤프트럭 동업자를 만나러 간다"며 현금 5000만 원을 들고 나섰다가 실종됐다.

최 씨를 제외한 실종자 4명은 모두 비가 오는 날 실종됐다. 심지어 최 씨가 실종된 당일에도 비가 온다는 기상청의 예보가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홍 씨가 5명의 실종자를 모두 알고 있었고, 덤프트럭 사업을 구상하며 현금을 들고 외출했다가 실종된 점 등 공통점이 많았다.

아울러 마지막으로 실종된 최 씨를 제외한 실종자의 가족들은 한 남자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 남성은 실종자가 스스로 집을 나간 것처럼, 살아있는 것처럼 얘기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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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도, 증거도 없었다…징역 2년 뒤 만기 출소한 그 남자

실종자들의 생활 반응이 나오지 않자 경찰은 실종자들이 살해됐을 것으로 보고 시신을 찾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시신 단 한 구도 발견하지 못했고 구체적인 물증은 더더욱 없었다.

심증과 정황이 홍 씨가 범인이라고 가리켰지만, 경찰과 검찰은 이 사건이 실종인지 살해인지 확인되지 않는다며 홍 씨를 기소하지 못했다.

결국 경찰은 차량 및 번호판을 훼손한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와 차량을 숨긴 재물 은닉 혐의로 홍 씨를 기소했다. 홍 씨는 2007년 5월 징역 2년 형을 선고받았으며 2009년 만기 출소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덤프트럭 기사인 홍 씨가 시체를 파묻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김해 중부경찰서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경찰은 피해자들이 실종된 것인지, 살해당해 죽은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고 시신 자체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등 이유로 수사 재개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와 관련 범죄학연구소 김복준 연구위원은 유튜브 채널 김복준의 사건의뢰에서 "기소 여부는 그렇다고 해도 공통점만 봐도 너무나 뚜렷하게 홍 씨와 연결돼 있다. 그리고 부녀자 5명의 생존 반응이 없으니 사망했다고 볼 수 있다"며 "그렇다면 이건 모든 정황 다 취합해서 원점 재수사한 뒤 사법부의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홍 씨가 범행했다면, 정말 치밀하게 시신을 유기한 것이다. 덤프트럭 기사라는 직업적인 특성을 연관 지어 경찰이 지금이라도 다시 한번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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