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다음 生에 우리 다시 부부로 살았으면" 순직 女교사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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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힐 목적의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처벌할 수 있도록 해야"
"교육부·교육청, 교권보호 정책 제대로 가동되는지 점검해야"
[※ 편집자 주= 지난해 9월 학부모의 괴롭힘 등으로 순직한 심미영가명 대전용산초등학교 선생님 남편의 인터뷰 기사는 내용이 많아 세 차례로 나눠 송고키로 했는데,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첫 번째 기사는 지난 7일 [삶] "엄마 하늘나라 그만있고, 집에 왔으면 좋겠다" 순직교사 8세 딸, 두 번째 기사는 8일 [삶] "학부모에 총 주고, 교사는 꽃으로 대하라니" 숨진 女교사 남편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송고됐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아내가 하늘나라로 떠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저는 아직도 아내의 유품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화장대 위에 있는 목걸이, 빗, 화장품이 그대로 있습니다. 아내가 다시 돌아올 것 같은 느낌 때문입니다. 하늘나라에 있는 아내에게 하고 싶은 말이 뭘까 생각해봤더니 미안하다는 마음만 듭니다. 아내가 학교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가지 못한다고 구박해서 미안하고, 야근한 내가 힘들다고 불평한 것도 미안합니다. 좋은 남편은 아니었지만, 아내가 허락한다면 다음 생에는 다시 부부로 만나 잘해주고 싶습니다."
지난해 9월 학부모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숨진 심미영40대 중반.가명 대전용산초교 선생님의 남편40대 후반.회사원은 지난달 21일 대전 시내의 한 스튜디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일부 학부모들이 악성 민원,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무분별하게 해도 처벌을 받지 않는데, 이렇게 해놓은 법률을 고쳐야 한다"면서 "교육부와 교육청은 일선 학교에 내려보낸 민원 대응팀 가동, 수업방해 학생 분리 생할지도 등의 정책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해서 문제가 있으면 수정해야 한다"고 했다.
심미영 선생님은 대전시 관평초교에 재직할 당시인 2019년 11월 반 아이를 학대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검찰은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는데도 학부모들의 민원과 괴롭힘은 지속됐다. 심 선생님은 2023년 3월에는 대전용산초로 옮겨왔다가 9월 초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23년 9월 9일 발인식 날 심미영 선생님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고인이 재직했던 학교에서 운구 차량을 기다리고 있는 학부모와 주민들, 선생님들의 모습. [연합뉴스 사진]
<심미영 선생님 남편 인터뷰 1차 기사 요약>심미영>
-[삶] "엄마 하늘나라 그만있고, 집 왔으면 좋겠다" 순직교사 8살 딸9월7일 송고
우리 집의 첫째 아이는 만 13세, 둘째 아이는 만 8세다. 모두 딸이다.
둘째 아이는 아직 죽음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엄마가 먼 여행을 간 줄 안다. 아이는 "엄마가 하늘나라에 너무 오래 있다면서 이제는 집에 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첫째 아이는 애써 슬픔을 표시하지 않으려 하는데, 그 모습을 보면 내 마음이 더 아프다.
아내는 학교에서 명랑하고 활달한 편이었다. 반 아이들에 대한 올바른 지도를 위해 나에게 자문을 구하곤 했다. 2019년 11월 아내가 그 아이를 교장실에 보낸 것은 교육적 차원이었다. 그 아이는 사과하지도 않았고, 교사 말을 듣지도 않았기에 아내는 더 이상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학교 내부에서는 선생님들이 지도할 수 없을 때는 교장실로 보낸다는 합의가 있었다.
그런데 아동보호전문기관인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내가 학교에서 소리를 지르고 무섭게 했다면서 아동학대로 몰아갔고, 아동학대 혐의가 있다는 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조사 결과 아내에게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냈다.
현재 검찰은 학부모, 학교 관리자 등에 대해 재수사하고 있다.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악성 민원을 하면 책임을 지도록 해야 전국에 있는 선생님들에게 조금이라고 희망이 생길 것이다.
<심미영 선생님 남편 인터뷰 2차 기사 요약>심미영>
- [삶] "학부모에 총 주고, 교사는 꽃으로 막으라니" 숨진 女교사 남편10월8일 송고
내 아내의 죽음에 대해 사과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가해 학부모들, 당시 관평초 교장과 교감 선생님, 아동보호전문기관 세이브더칠드런 모두 나를 찾아오지도 않았다.
가해 학부모들의 괴롭힘은 2019년 아동학대로 신고한 이후에 3년간 지속됐다. 아내는 그 학부모들을 만날까 봐 동네 마트에 가지도 못하고, 승용차로 20∼30분 걸리는 다른 마트를 이용했다. 동네 카페에 들어갔다가 그 학부모들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서 나온 적도 있다. 주문한 커피도 받지 않고 나가버리기도 했다.
그 학부모는 코로나 사태 당시 교문 앞에서 등교 지도 중이던 아내를 치우라고 했다. 자기 아이가 등교하는 데 불편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아내가 병가를 내고 학교를 나오지 않았던 시기에는 "병가를 낸 교사가 왜 싸돌아다니느냐"고 학교 측에 항의했다. 나는 그 학부모들로부터 사과를 받기는커녕 그 사람들의 이름도 잘 모른다
관평초 당시 교장과 교감 선생님은 아내가 열어달라는 교권보호위는 열지 않고, 그 학부모가 요청한 학교폭력위원회는 개최했다. 그 결과, 교실에서 친구를 때린 그 아이는 피해자로, 싸운 아이들을 지도한 아내는 가해자가 됐다.
그 교장과 교감 선생님은 나를 비롯한 유족한테 사과한 적이 없고,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다. 교육청은 나한테 그들의 징계 내용을 정확히 알려주지도 않았다.
아내에게 아동학대를 했다는 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했던 아동보호전문기관 세이브더칠드런도 나한테 와서 사과한 적이 없다. 인터넷 공지글을 통해 "유감을 표현한다"고 했을 뿐이다.
근원적으로 교사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하더라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해놓은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학부모에게는 총을 주고, 교사들에게는 꽃으로 대하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교권 4법, 5법 개정을 통해 방패 하나를 더 줬지만, 일부 학부모들이 쏘아대는 총알을 막을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2023년 9월 9일 발인식 날 심미영 선생님의 운구 차량이 재직했던 초등학교를 떠나려 하자 학부모와 학생들이 운구 차량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다음은 심미영 선생님 남편 인터뷰의 3차 기사 일문일답.
-- 하늘나라에 있는 아내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미안하다는 마음만 계속 든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내가 힘들다는 신호를 많이 보낸 것 같은데, 그걸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나는 직장 스트레스 정도로만 생각하고, 아내에게 왜 슬기롭게 넘기지 못하느냐고 구박하기도 했다. 내가 바쁘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짜증을 냈던 것도 미안하다. 나는 별로 좋은 남편은 아니었지만 허락해준다면 다음 생애에 한 번 더 부부로 살아보고 싶다. 그때는 정말로 잘해줄 수 있을 것 같다.
-- 아내와 관련해 남은 일은 무엇이 있나.
▲ 아직도 아내 유품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 부인이 떠난 지 1년이 넘었는데 왜 정리하지 못하고 있나.
▲ 어느 날 갑자기 아내가 돌아올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말도 안 되는 상상이기는 한데, 아내의 흔적을 지우기 싫은 마음인 듯하다. 아내가 화장대 위에 놓았던 귀걸이와 빗, 화장품 등도 그대로 있다. 이제는 정리를 좀 해야 할 것 같다. 가해자들에게 형사와 민사 책임을 묻는 것은 끝까지 파고들 예정이다.
의정부 호원초교에 근무했던 20대 초반의 선생님은 6학년 담임 반 아이가 수업 중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친 일로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 선생님은 사비를 들여 8개월 동안 50만원씩 400만원을 치료비로 제공했다. 이 선생님은 2021년 12월 숨졌다.` 학교 측은 단순 추락사로 교육청에 보고했으나 유족 측의 의견에 따라 수사가 진행됐다. 선생님은 순직으로 인정됐다. [연합...
-- 가해 학부모들은 심미영 선생님을 대상으로 국민신문고 7회, 학교 방문 4회, 전화 3회, 아동학대 신고 1회, 학폭위 신고 1회 등 4년여 동안 16차례 민원과 신고를 했다고 하는데.
▲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16차례는 기록으로 남겨진 것만이다. 기록돼 있지 않은 학교 방문이나 전화도 많다고 들었다. 그 학부모들은 왕 행차를 하는 것처럼 학교에 오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선글라스를 낀 채 쳐들어오듯이 학교에 오기도 했다고 동료 선생님들은 전했다. 툭하면 전화를 걸어 항의한 일도 많았다고 한다.
-- 그 학부모들의 행위가 경찰에서 무혐의 처리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그들의 행위를 너무 협소하게 보고, 그 행위가 법조문에 해당하는지 여부만 따졌기 때문인 것 같다. 극단적 선택을 한 의정부시 호원초 선생님에게 돈을 받은 학부모도 경찰에서 무혐의 처리됐다. 그 학부모가 선생님에게 직접적으로 돈을 내놓으라고 명시적으로 말하거나 협박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한다.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경찰의 판단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 학부모는 고인이 복무 중이었던 군대에도 찾아오고, 계속 연락을 해서 돈을 안 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도록 압박을 했기 때문이다. 아내 사건에서도 경찰은 지엽적인 부분에 매달리면서 전체적인 맥락을 보지 못했다. 현재 검찰이 재수사하고 있다.
심미영 선생님을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하고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던 한 학부모의 사업장에 시민들이 비난의 쪽지들을 붙여 놨다. [연합뉴스 사진]
-- 그들 학부모에 대해 시민들의 사적私的 제재가 있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시민들이 계란을 던지고 응징하듯이 하는 것은 법치 국가에서 안 되는 행동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가해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지나치게 강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러한 사적제재라도 없었으면 더 화가 나고 억울한 심정이었을 것 같다
-- 왜 그런 생각이 들었나.
▲ 내가 장례식장을 정리하고 집으로 오는 길이었다. 언론에서 이슈가 돼서 그 학부모가 운영하는 사업장 근처에 가봤는데, 그 가게 앞에 경찰들이 서서 경계하고 있었다. 그때 나는 아내가 저 사람들로부터 악성 민원을 받고 힘들어할 때, 그리고 부당하게 고소당할 때 경찰은 한 번도 아내 옆에 있었던 적이 없었는데, 가해자는 저렇게 지켜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가해자들의 이름 석 자도 제대로 모르기에 고발장에는 그들의 이름이 부정확하게 올라갔다. 이렇게 만드는 현재의 시스템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 관평초 당시 교장 선생님 말대로 심 선생님이 그냥 사과했으면 쉽게 끝날 일이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나.
▲ 경찰서에서 내가 조사를 받을 때 담당 경찰관이 빈말인지, 농담인지 언급한 것이 기억에 남아 있다. 그는 "그냥 사과하고 좋게 좋게 끝났으면 이렇게까지 비극적인 상황이 안 왔을 텐데"라고 했다. 경찰관으로 일하는 지인은 "재판에서 너의 아내가 지더라도 내는 벌금은 수백만 원에 불과한데, 네가 부담해야 하는 변호사 비용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했다. 내가 얼핏 봐도 그런 계산이 나왔다. 그렇지만 아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가겠다. 돈이 많이 들더라도 소송을 해서 결백함을 입증하겠다"고 했다. 교사로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뜻이었다.
[연합뉴스 사진]
-- 아내의 사건과 관련해 교육청은 제대로 대응했나.
▲ 교육청의 대응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사전 예방이 가장 중요한데 그렇게 하지 못했고, 사안이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중재해야 하는데 그것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교육청은 문제의 해결을 교사 개인에게 돌리고는 처벌과 징계에 관해서만 관심을 갖는다.
-- 교사에 대한 처벌에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무슨 이야기인가.
▲ 학부모가 터무니없는 민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민원을 접수하면 교육청은 "이건 교사의 정당한 지도행위"라고 선을 긋고, 학부모를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교육청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냥 선생님이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안 했는지 현장에 나와서 조사를 한다. 그냥 감찰하는 수준이다. 이러니 선생님은 기댈 곳이 없다. 학교 관리자인 교장과 교감 선생님도, 교육청도 도움이 안 된다. 교사가 홀로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 교육감이 선거로 뽑히니 학부모들 눈치를 보는 것인가.
▲ 교육감을 왜 선거로 뽑는지 모르겠다. 교육감 후보에 대한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신경 써서 투표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
-- 교육부와 교육청 등 학교 당국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정책을 만드는 것은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는 점검해야 한다. 지금이 그럴 시기라고 생각한다. 민원 대응팀 가동, 수업 방해 학생 분리 생활지도 등 새롭게 시행한 정책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 정책은 의미가 없다.
2023년 10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교사들이 아동복지법 실질 개정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이런 내용을 담은 대형 현수막을 옮기는 퍼포먼스를 했다. [연합뉴스 사진]
-- 부인이 하늘나라로 떠난 지 1년이 지났는데, 교권 침해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고 있는 듯하다.
▲ 근본적으로는 입법부가 움직여야 한다. 국회의원들은 여론을 중시하니 여론을 만드는 언론이 중요하다. 지금도 우리가 보지 못하는 어디에서 억울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 텐데, 이러한 일을 언론이 밝혀주면 국민의 보는 눈이 많아질 것이다. 그러면 여론이 형성될 것이고, 입법부가 안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다.
-- 아동복지법 등 관련 법률이 개정돼야 피해 교사들이 줄어들 텐데, 국회 보건복지위 의원들은 개정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
▲ 나는 교사들이 피해를 안 보게 해달라기보다는 선생님들이 교육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한다. 지금 아이들에 대한 교육 자체가 붕괴되고 있다. 교사가 제대로 지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는 머지않은 미래의 우리 사회에 큰 부담을 줄 것이다,
-- 부담을 준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 이런 교육 환경에서 아이들이 성장해서 사회구성원이 됐을 때 사회가 정상적으로 유지될지 걱정된다. 부실한 교육으로 사회적 문제가 많이 발생하면 그 비용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잘못했을 때 교사는 따끔하게 혼내고, 아이는 그것이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배워야 올바른 사회 구성원이 될 것이다. 어른이 되어 사회적으로 해악이 되는 일인데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 모른 채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하면 심각한 문제가 된다. 그걸 방지하고 뒤처리하는데도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든다.
2023년 2월 28일 경기도 수원시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담임 선생님이 신입생에게 전달할 왕관과 선물을 책상 위에 놓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 학부모들의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가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막고 있다고 보는가.
▲ 나도 고교 시절에 문제 학생이었던 적이 있었다. 당시 담임선생님이 나를 잘 지도해주셔서 지금은 사회구성원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그 담임 선생님은 별명이 독사였다. 엄청나게 무서운 분이었는데, 나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기 위해 엄하게 혼내기도 하고, 때로는 따뜻하게 대해주는 등 많은 노력을 하셨다.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선생님에게는 더 편하셨을 텐데 왜 그랬는지 그때는 몰랐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바로 교사의 의무이자 제자에 대한 사랑이지 않나 싶다. 나의 학창 시절 그 선생님이 무신경하게 나를 그대로 뒀다면 지금 내 인생은 달라졌을 것이다.
-- 요즘 같으면 독사 선생님이 심하게 학생을 혼냈다면 아동학대로 신고당할 듯한데.
▲ 독사 선생님이 나를 바로잡기 위해 때로는 엄하게 생활지도를 하셨는데, 아버지가 독사 선생님을 아동학대로 고발했다면, 그래서 선생님이 생활지도를 포기하셨다면 나는 어떻게 됐을지 생각해봤다. 이 사회에 플러스가 되는 인생보다는 마이너스가 되는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선생님들의 관심과 지도, 교육은 이렇게 중요하다.
-- 학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일부 학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진정으로 선생님들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 민원과 고소, 고발을 통해 해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정말로 자신의 아이가 잘되도록 하기 위해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선생님보다 우월적 지위에 있다는 착각 속에서, 자신의 감정이나 만족을 위해 시비를 걸고 싸움을 하려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본인의 그런 민원과 신고가 자기 아이는 물론 다른 아이들조차 망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서는 선생님들과 대립할 것이 아니라 협력과 화합을 해야 한다고 본다.
keun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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