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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월급에 학부모 민원도 들어가 있어요"…쏟아지는 교권침해 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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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3-07-26 18:57 조회 7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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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사노조, 나흘 간 악성민원 제보 접수에 1848건 올라와
망원경으로 교사 지켜보며 문자
“무방비 노출 상담 시스템 정비 필요”

26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최근 사망한 20대 교사를 추모하는 메시지가 가득 붙어있다. 연합뉴스

10년 차 특수교사 A씨는 한 자폐학생 부모로부터 한 학기 동안 100통이 넘는 문자 메시지와 전화를 받았다. 학부모가 학교에 숨어서 A씨를 감시하는 일도 있었다. A씨는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되자 교감에게 고충을 털어놨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인 그에게 교감은 “선생님 월급에 학부모 민원도 들어가 있다”며 악성 민원을 감당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결국 학교를 그만둔 A씨는 “도움받을 곳이 없다는 생각에 이렇게 버티다가는 내가 죽겠다 싶었다”고 털어놨다.

최근 서울 서이초등학교 20대 교사의 사망 이후 전국의 교사들이 “남의 일이 아니다”며 계속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기교사노조는 지난 21일부터 나흘간 학부모 악성 민원 제보를 받은 결과 1848건의 글이 올라왔다고 26일 밝혔다. 전국 단위로 사례가 취합되면 제보 건수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사들이 밝힌 경험담 중에는 학부모가 “우리가 어떤 집안인 줄 아느냐”며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하거나, “임신해서 담임 바뀌게 하지 말라”는 민원을 제기한 경우도 있었다. 망원경으로 교실의 교사를 감시하며 연락한 학부모 사례도 여럿 접수됐다.

2020년 1년 차 초등학교 신입 교사였던 B씨는 교실에 떨어진 단팥을 줍는 게 일상이었다. 한 학생의 부모가 “선생님은 귀신”이라며 단팥을 뿌리라고 학생에게 챙겨 보내면서다. 전날 학부모로부터 “우리 아이가 코피가 났는데 어떻게 된 거냐. 교대는 다닌 거냐”는 항의 전화를 받은 이후 벌어진 일이었다. B씨는 “교사면 다 꾹 참아야만 하는 줄 알았다”고 토로했다.

교사들은 도움을 청할 곳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안양의 한 24년 차 초등학교 교사 C씨도 지난해 6월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다가 결국 병가를 냈다. 하지만 교장은 “왜 혼자 유난 떠느냐”며 오히려 C씨를 탓했다고 한다.

어렵게 교권보호위원회를 열더라도 학부모 악성 민원을 제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도 한 교사 D씨는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로부터 “아이한테 잘해주지 않는다”며 아동학대 신고를 당했다. 그는 “불안과 불면증 등으로 9개월간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교권보호위에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권고했지만, 학부모는 거부하고 버티다가 전학을 가버렸다”고 했다.

홍정윤 경기교사노조 사무총장은 “교육부 고시 중 교육활동 침해 행위 유형에 ‘악성 민원에 의한 교사 인권 침해’, ‘상담 중 이루어지는 폭언, 욕설’을 추가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교사들이 무방비로 노출되는 상담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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