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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두고 바람펴?" 드라마에선 사이다 복수…현실에선?[체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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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95회 작성일 24-02-1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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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되거나 쟁점이 되는 예민한 현안을 점검하는 고정물입니다. 확인·점검 사항 목록인 체크리스트를 만들 듯, 우리 사회의 과제들을 꼼꼼히 살펴보겠습니다.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가장 친했던 친구와 바람이 난 남편, 불륜 현장을 목격했지만 사과는커녕 오히려 살해당한다. 하지만 눈을 떠보니 시간은 남편과 결혼 전으로 돌아가 있다. 여주인공은 두 사람에게 치밀한 복수를 진행한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내남결 줄거리입니다. 드라마 아내의 유혹, 부부의 세계처럼 불륜과 복수는 세기를 가리지 않는 소재입니다.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자신의 남자친구와 절친이 바람났다는 소문을 회사에 퍼트리고 결국 이들은 각각 다른 부서에 강제로 옮겨가거나 계약 만료로 해고당합니다. 만약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과연 사이다 같은 결말이 가능할까요?

◇사내 불륜·바람…회사 명예 실추 시 징계 가능

원칙적으로 직원들의 사생활 문제는 징계·해고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회사 내 징계는 개인의 사적인 일이 아닌 경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행위로 인해 회사의 업무상 차질이 초래되거나 회사의 명예가 실추된다면 징계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불륜·간통행위로 회사 업무에 지장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명백하거나 언론보도 등으로 회사 명예가 공공연하게 실추된 경우 징계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유부녀와 불륜 관계가 적발돼 면직 처분을 받은 전 은행 간부가 이를 무효로 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원고의 부정행위가 사생활 영역에서 이뤄졌다 할지라도 언론보도 등으로 세간에 알려져 회사의 사회적 평가나 명예가 현저히 훼손됐으므로 징계에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불륜·간통 자체로 징계 또는 해고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판례마다 다릅니다. 2021년 대구에서 불륜관계로 파면된 기혼 남성 공무원이 "여성과의 교제로 인해 직무수행에 차질이 없었고, 관계도 이미 정리했다"며 파면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불륜 대상도 같은 공무원이었습니다. 법원은 "윤리적으로 비난 가능성이 크고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신뢰를 추락시켰다"며 기각했습니다. 결국 해당 남성과 여성은 모두 파면됐죠.

반대로 이런 조치가 타당하지 않다는 판결도 있습니다. 2015년 재직 중인 학교의 교감과 불륜 관계를 맺고 인사에 개입하는 내용의 각서까지 요구한 교직원에 대한 해임 조치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성 교제는 개인의 지극히 내밀한 영역의 문제이므로 비윤리적인 이성교제를 했다고 하더라고 고용관계를 지속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사정이 발생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실에서는 사내 불륜 또는 간통 행위로 직장 내에서 징계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수영 이혼전문변호사법무법인 에스는 "일부 대기업이나 분위기가 엄한 업계에서 사내 불륜 등으로 징계받거나 감봉, 부서 이동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특히 공무원 같은 경우 사안에 따라 품위 유지 위반으로 징계 사유가 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그렇다면 불륜이나 간통이 아닌 사내 연애는 어떨까요? 이에 대해 징계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회사 내 사내 연애 금지 지침이 있더라도 업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규정을 어겨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불이익을 당해선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하지만 업무상 차질을 초래하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회사에 끼친 악영향이 중대할 경우 충분히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드라마 내남결처럼 사내연애 중 일방이 다른 직장 동료와 바람이 나 회사 분위기를 교란하거나 업무 협조가 제대로 되지 않아 근무질서를 어지럽힌다면 회사 내에서 징계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간통은 여전히 불법행위인데…위자료 미미 억제 효과 낮다 지적

자신의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는 상대방에 대해 복수를 하는 건 드라마든 현실이든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간통죄가 폐지된 후 드라마처럼 상간자 신상을 공개하거나 온라인에 소문을 내는 경우 자칫 처벌받을 위험이 있습니다.

현실에선 배우자 외도를 법정에서 입증하고자 3개월 치 SNS 로그인 기록을 조회한다거나 상간자 휴대전화 번호를 특정해 통신사에 1년 치 전화 기록 조회를 요청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하지만 한 가정이 무너지는 고통에 비해 소송을 통해 얻어내는 위자료는 턱없이 모자란 것이 현실입니다. 통상 상간행위가 부부 관계에 미친 영향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배우자의 상간자에게 1000만~3000만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법원이 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1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동일한 수준입니다.

간통죄가 폐지됐지만 불륜·간통은 민사상 엄연히 불법행위입니다. 하지만 3000만원 내외의 위자료로는 제대로 책임을 묻기 어렵고 별 효과가 없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전문가들은 간통죄를 폐지해 형사 처벌은 없앴지만 균형을 어느 정도 맞출 방법도 보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형사 처벌과는 별개로 금전적인 보상책이라도 더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죠. 실제로 우리나라 법원 등에서는 국민의 법감정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줄이고자, 불법행위를 유형별로 나눠 경우마다 정신적 고통의 회복이 가능한 수준까지 위자료 산정기준을 상향·보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노종언 변호사법무법인 존재는 "국가가 피해자에게 최대한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제공할 책임이 있지만, 가정 파탄을 겪은 피해자의 피해 복구는 오롯이 자신의 몫으로 남고 있다"며 "피해자가 받은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서는 위자료 수준을 지금보다 반드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변호사도 "평균 3000만원인 위자료를 5000만원 정도로 상향하고, 그 밖의 재산분할도 외도 및 부적절한 관계의 경우 10% 내외 가중사유로 명시해서 유책 배우자에게 가정 파탄의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immu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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