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로 불리는 주요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사직서를 내겠다고 예고한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의료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2.18/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생사가 달린 문제인데 수술을 연기한다고요?"
어머니가 난소암을 앓고 있는 20대 여성 A 씨의 목소리에서 크나큰 걱정이 전해졌다. A 씨의 어머니가 21일 국립암센터에서 수술받을 예정이었으나 전공의의 파업 가능성으로 "수술을 무기한 연기한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A 씨는 18일
<뉴스1>
과의 통화에서 "난소암 치료의 권위자가 국립암센터에 있어 부산에 계신 어머니를 모시려 했는데 수술이 밀렸다"며 "생사가 달린 문제인데 환자의 생명권이 이렇게 침해받아도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생사의 촌각을 다투는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암센터에서도 수술 연기로 인한 환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른바 빅5 병원서울대·서울아산·삼성서울·세브란스·서울성모병원의 전공의들이 20일 파업에 들어가기로 선언하면서 그 파장이 다른 대형병원으로 확산하고 있다.
16일 암센터에 입원한 B 씨도 19일 수술 예정이었지만 전공의의 파업 계획에 수술 중단을 통보받고 17일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공간에도 "국립암센터에 18일 입원 예정이었는데 기약 없이 미뤄졌다"는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국회 홈페이지에는 전공의 파업을 비판하는 국민 청원이 올라와 공개 요건인 찬성 100명을 달성했다.
몸이 아픈 환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전공의 파업으로 수술 예정 날짜조차 가늠할 수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A 씨는 "난소암은 전이가 빠르고 어머니 역시 많이 전이된 상태"라며 "수술로 암세포 덩어리를 제거해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수술을 기약할 수 없어 항암치료를 또 하자고 한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수술 연기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암센터 관계자는 "암센터 전공의들이 파업을 확정한 적이 없으며 환자분들이 입원 예약을 해도 실제 수술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다"며 "원무팀이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혹시 몰라 연기 공지를 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빅5 병원 전공의 2700여명 전원이 19일 사직서를 제출한 뒤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키로 하면서 다른 병원의 전공의들도 보조를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병원은 급한 대로 수술 일정을 조정하거나 예정된 수술을 절반 이상 취소 또는 연기하며 전공의들의 이탈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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