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내팽개치고 의사들이 사표 쓰고 데모?" 시민들 뿔났다
페이지 정보
본문
위암 수술을 받은 유영희72씨의 남편은 최근 아찔한 상황을 겪었다. 유씨의 남편은 배에 삽입한 관을 통해 경관식을 공급받고 있는데, 갑자기 역류 현상이 발생했다. 유씨와 남편은 병원 3곳을 전전했지만 모두 치료할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받아주지 않았다. 결국 유씨 남편은 서울 신촌의 한 병원에서 12시간을 대기하고 나서야 입원할 수 있었다. 유씨는 “우리나라에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일부 전공의가 집단행동에 돌입하는 것에 대해선 “환자를 위해서라면 당연히 의사를 늘려야 할 텐데 의사들은 왜 자신의 밥그릇만 지키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나부터 머리띠를 두르고 거리로 나가 의사들을 반대하는 시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빅5’ 병원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전공의 전원은 19일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부터는 근무를 중단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선다. 이들 병원은 수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의사 인력의 30~40%를 차지하는 전공의들의 공백으로 인한 의료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당장 수술이 예정됐던 환자들의 수술이 미뤄지거나, 입원 일자가 연기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모45씨는 다음 주 서울 아산병원에서 대퇴골 수술을 받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미뤄졌다. 병원에선 이씨에게 ‘의사 파업이 언제까지 진행될지 몰라 환자의 수술을 예정대로 진행하기 어려울것 같다는 내용의 공지만 했다. 공사장 인부로 일하는 이씨는 “얼른 수술을 받고 일을 시작해야 한다”며 “급한 대로 다른 병원도 알아봤지만 다 거절당했다. 이렇게 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데 정부가 나서서 강력하게 의사들 파업을 막아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곧 출산을 앞둔 산모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다음 달 4일 출산 예정인 이모36씨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씨는 “의사 선생님들만 믿고 있는데 혹시라도 갑자기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오면 어떻게 될지 몰라 걱정이 태산”이라며 “국민 목숨을 담보로 이기적인 행보를 보이는 의사들 모습이 속상하고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같은 달 중순 출산 예정인 김모33씨도 “아기가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데 의사가 없다고 생각하면 너무 무섭다”며 “아무리 그래도 사람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데 직업윤리란 게 있는지 묻고 싶다. 이기주의만 남은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의료기관·복지시설 종사자로 구성된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의사들의 진료 중단을 국민의 힘으로 막아야 한다며 국민 촛불 행동을 제안했다. 간호계도 의사들의 공백으로 인해 간호사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사들이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법에 규정된 간호사 업무 이외의 일을 하게 될 경우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약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가현 정신영 나경연 기자 hyun@kmib.co.kr [국민일보 관련뉴스]
▶ 네이버에서 국민일보를 구독하세요클릭 ▶ ‘치우침 없는 뉴스’ 국민일보 신문 구독하기클릭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관련링크
- 이전글1학기 전국 2,700여 개교서 늘봄학교…부산 · 전남 100% 운영 24.02.18
- 다음글스포츠 중계도 이강인 손절? 선발 뛰는데도 자막서 사라졌다 24.02.18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