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컵라면 먹으며 일했지만 이젠 그만" 세브란스 의국장 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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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뉴스1에 따르면 누구보다 소청과 의사로서 자부심을 느끼면서 일했다는 신촌 세브란스 소아청소년과 의국장 A씨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현재 임신 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A씨는 "회사원인 제 신랑은 저 때문에 회사 진급을 포기하고 2년 육아휴직을 감내했고, 신랑이 복직한 뒤엔 양가 부모님들의 헌신으로 하루하루를 버텨왔다"고 설명했다. 이유는 소청과 인력 부족 때문. A씨는 △ 소아청소년과 인력 부족이 극심해 임산부 전공의도 정규 근무 △ 임신 12주 차 전, 분만 직전 12주 전을 제외하면 당직 △ 최고 연차 당직은 일반 병동이 아닌 중환자실 △ 태교는커녕 잠도 못 자고 컵라면도 제때 못 먹는다 등 소청과 인력 부족의 실태를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당직 때 심정지가 온 환아를 50분 동안 심폐 소생하면서 내 배 속 아기가 유산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엄마이기 전에 나는 의사니까 지금은 처치에 집중하자고 다짐하며 임했다"며 "다행히 환아가 살아난 뒤 당직실로 돌아가면서 뱃속 아기에게 엄마로서 죄책감이 들어 몇 시간을 울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병원에서는 소아청소년과가 돈을 벌어오지 못하는 과이므로 지원을 해주지 않아 입원 전담의를 구하기도 어렵고 정부 지원 역시 없어 교수와 강사들이 전공의 빈자리를 메꿔 이제는 정말 모두가 지쳐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필수 의료 붕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의대생 증원 2000명을 발표했지만, 의대 증원 정책으로 소아청소년과의 붕괴를 막을 수 없다"며 "의사가 5000명이 된들 소청과는 3년제로 줄인들 소청과 의사에게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지원자는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A씨는 "돈 못 버는 호구 소리 들어도 제 앞에서 떠난 아이들의 마지막 눈빛 때문에 버텼지만, 이제는 사직서를 제출하고자 한다"며 "생활과 엄마를 포기할 수는 없으니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포기하고 피부미용 일반의를 하며 살아가야겠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못다 한 꿈은 의료봉사로 채워보겠다"고 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우리나라 기피과는 환경개선, 수가개선 없으면 진짜 망한 거다" "무지막지한 증원은 또다른 문제만 키울 뿐이다" "의대 정원 2000명 늘리면 다 기피과 갈 것 같냐" "의사 싫은 거 이해하지만 기피과에서 일하는 분들까지 욕하지는 말자"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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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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