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쓰레기장 된 명동…9년째 아무 대책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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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만 되면 곳곳 무단 투기
“오늘 한국 여행 첫날이라 북촌을 들렀다가 여길 왔는데 솔직히 지저분하긴 하네요.” 지난 16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만난 필리핀 관광객 에마뉘엘 페드랄베즈30씨가 한 상가 출입문 옆에 쌓인 쓰레기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페드랄베즈씨가 가리킨 곳에는 커피가 담긴 일회용 플라스틱 컵, 굳은 떡볶이 양념이 담긴 종이 용기, 먹다 버린 구운 옥수수 등 쓰레기 수십 개가 쌓여 있었다. 지난 16일 밤 서울 중구 명동 관광안내소 앞. 가로수 아래 종량제 쓰레기봉투와 빈 박스, 음료를 마시고 버린 컵 등이 가득 쌓여 있다. 지나던 한 관광객은 쓰레기 더미 위로 또 쓰레기를 휙 던지고 지나갔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9년 전인 2015년 9월 명동 거리에서 관광객이 쓰레기를 무단 투척하는 모습. /장련성 기자·TV조선 그래픽=김하경 지난 15~16일 찾은 명동 길거리에는 각종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친구와 함께 한국 여행을 왔다는 일본인 모리 나나코21씨는 “일본 관광지들과 비교해 보면 명동은 쓰레기가 확실히 많은 것 같다”며 “일본에서는 밖에서 발생한 쓰레기라도 아무 편의점에나 들어가 버릴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그게 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회오리 감자를 먹고 있던 노르웨이 관광객 A49씨는 “주변에 쓰레기통이 없길래 벤치 옆에 있던 쓰레기 더미에 버릴 수밖에 없었다”며 “걸어 다니면서 음식 먹는 건 좋은 경험인데 쓰레기 처리가 문제인 것 같다”고 했다. 한 외국인 커플은 다 먹지 않은 컵 떡볶이를 빈 상가 창가에 두고 떠났다. 중국인 관광객 양위28씨는 “명동은 다른 한국의 관광지보다 쓰레기통이 유독 적다고 느껴진다”며 “크로플을 먹었는데 종이 그릇을 버릴 곳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 명동파출소 관계자는 “경찰서에 들어와서 쓰레기통이 어디 있느냐고 물어보는 관광객도 있었다”고 했다. 지난 16일 밤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앞 공공벤치에 관광객들이 버린 각종 쓰레기가 쌓여있다. /김도연 기자 서울시는 “명동관광특구를 포함해 유동 인구 밀집 지역에 쓰레기통을 확대 설치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300% 가까이 늘릴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명동 관광특구에 신규 디자인의 쓰레기통 15개를 설치할 예정”이라며 “다음 달까지 수요 조사를 거쳐 올해 7~8월 전까지 설치 완료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설치를 담당하는 중구청은 “명동 상인회와 협의해 구체적인 쓰레기통 위치를 선정해야 해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고 했다. 일부 상인들은 쓰레기통을 점포 근처에 놓을 경우 손님들이 기피할 것이라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청 측은 “이전에도 쓰레기통을 확충할 때마다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2~3일 만에 철거했다”며 “쓰레기의 경우 배출자 처리 원칙에 따라 우선적으로는 음식을 판매한 상인들이 치우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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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김승현 기자 mykim010@chosun.com 김도연 기자 heresyeo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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