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 가난하지 않은 순간 없었다"…기초수급자 대학생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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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보낸 감사 편지./부산 동구 19일 부산 동구에 따르면 최근 동구청으로 기초생활수급자인 아픈 홀어머니를 모시는 대학생 김모21씨의 편지가 왔다. 김씨는 지난해 5월 디딤씨앗통장을 해지했다. 24세까지 유지할 수 있는 이 통장은 기초생활수급자 청소년 등이 매월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자치단체가 10만원 한도로 매월 지원한다. 아르바이트로 어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는 김씨는 학자금을 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통장을 해지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동구의 맞춤형 지원 사업을 알게 돼 지원을 신청했다. 구가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자립통장 만기해지 아동 지원사업’은 자립통장을 만기해지하는 만 18세 이상 취약계층 청년에게 취업·자립 상담과 자격증 등 취업 비용 등을 맞춤형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으로 김씨는 운전면허와 컴퓨터 자격증을 취득했고 사회복지사 멘토에게 진로 상담을 받기도 했다. 김씨는 편지에 “태어나서 가난하지 않았던 순간이 없다”며 “항상 가난을 증명하고, 그에 응당하는 값을 받아왔다. 이만큼 모자라고, 이만큼 힘드니까 등 어떤 기준에 미달돼야만 했다”고 적었다. 그는 이 사업을 통해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됐다”며 “나는 이만큼 잘하고, 이만큼 해낼 수 있는 사람이야. 그래서 나를 믿고 지원해주는 거야. 내가 살아온 삶은 미달이 아니라 충당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항상 ‘힘들면 포기해도 된다’고 말씀했지만, 저는 ‘더 해보라’는 응원의 말이 듣고 싶었던 것 같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구는 지난해 이 사업을 통해 만기 해지 청년 12명에게 1500여 만원 상당의 맞춤형 자립 지원 서비스를 제공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초록우산 부산종합사회복지관과 등과 연계해 지난해 시범 실시한 이 지원 사업은 올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동구 관계자는 “현재 초록우산 부산본부의 예산으로 사업이 운영되고 있는데, 앞으로 신청자가 2∼3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회에 나가는 더 많은 아이가 자립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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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김자아 기자 kimself@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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