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반대하면 칼로 쑤신다 상욕…면허정지보다 이 집단이 더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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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원 찬성 의사들, 물밑에서 실명·익명으로 고민 토로
전공의 집단사직 2주째인 4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복귀하고 싶은 전공의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다. 직장을 인증해야 가입 가능한 이 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필자 A씨는 “업무개시명령, 3개월 면허정지보다 제가 속한 이 집단이 더 무섭다”고 했다. 그는 “복귀하고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선후배, 동기들과 3~4년을 지내야 하는데 온갖 눈초리와 불이익을 감당할 수 있을까 고민된다”고 했다. A씨는 “의사 커뮤니티에 ‘참의사 명단’이라며 어느 병원에 몇 년 차 누가 복귀했는지 정리한 명단이 있다”며 “실명까지 적혀 있다”고 했다. 이어 “파업에 반대하는 듯한 글만 올라와도 온갖 상욕에 ‘밤거리에서 뒤통수를 후리겠다’ ‘칼을 배XX에 쑤셔버리겠다’는 댓글이 수백개 달린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만, A씨는 자신의 직업을 ‘의사’라고 밝히지 않고, ‘비공개’ 처리해 글을 썼다. 블라인드에서는 전문직 자격증을 인증한 이들은 ‘의사’ ‘변호사’ 등으로 직업이 표시되고, 직장 메일로 가입한 이들은 회사명이 표시된다. “소설 같다”는 의사들의 비판에 A씨는 “처음에 직장으로 가입했다”며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제가 있는 병원 이름이 나오는 게 두렵다”고 설명했다. ◇증원 찬성’ 목소리 모으는 의대생, 색출·낙인 피하려 익명 활동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다생의 계정. /인스타그램 다생의 계정 운영자는 지난 4일 언론과의 익명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취재진에게는 신분증과 학생증을 공개해 의대생임을 인증했다. 다생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많은 의대생 및 전공의들이 길을 잃고 고민하고 있다”며 “의대생의 경우 집단 내에서 동맹 휴학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색출하여 낙인찍고 있으며 선배들의 지시를 기다려야만 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이들은 “집단행동에 참여한 개개인은 더 나은 의료를 열망했을지 모르나, 집단행동으로 어떤 사회적 가치나 발전적 사항을 요구할지 논의는 부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직한 전공의들은 법적인 책임을 회피하는데 급급하며 무엇보다 우선시되어야 할 환자들의 건강과 안전까지도 뒤로 밀려났다”고 했다. 다생의는 “위기에 놓인 환자들을 위해, 집단행동에 휩쓸리고 있는 의대생과 전공의를 위해, 더 나은 의료를 고민하는 시민들을 위해 활동한다”며 “그동안 병원과 의대가 가진 폐쇄적 환경 속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저희를 찾아달라”고 했다. ◇정운용 의협회장 후보 “의대 정원 확대 필요”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후보로 나선 정운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산경남지회 대표. /뉴스1 정 후보는 “수가가 오르는 것이 물가 상승보다 못하다는 것을 안다”며 “다만 역으로 보면 평균적인 의사 수입 증가율은 해마다 물가 상승률보다 더 높았다”고 했다. 의사 수입이 높은 현 상태에선 정부의 저수가 기조를 바꾸기 어렵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정 후보는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의대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늘어난 의사가 공공 영역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 없는 증원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는 “지역의사제나 공공의대 신설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정부와 의협 비대위가 일정 수준으로 타협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는 의료 현장에 돌아오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한 현황 파악을 끝내고 면허 정지 행정처분에 돌입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6일까지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으로 돌아와 근무하는지를 현장에서 파악했다. 8000명 안팎의 전공의들이 행정처분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꺼번에 많은 전공의의 면허를 정지시키면 의료 현장에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정부는 행정력이 가능한 수준에서 최대한 처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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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이가영 기자 2ka0@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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