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1.5m는 36.5도, 지상 50㎝는 47도…폭염 속 유모차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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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열 질환 가르는 ‘공포의 1m’
뜨거운 햇볕이 내리쬔 19일 오후 3시 서울 동작구에 있는 기상청 내 기상 관측기높이 1.5m가 잰 기온은 36.5도였다. 같은 시각 기상청 직원이 아기 유모차쯤 되는 높이 75㎝에서 온도를 쟀더니 40도 가까이 올라갔다. 햇볕이 지표면에 반사되면서 나오는 복사열 때문에 아스팔트 바닥과 가까운 곳이 훨씬 더 뜨거웠던 것이다. 빨갛게 달아오른 지표면 -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35.3도를 기록한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 광장에 설치된 햇빛 가리개사진 위쪽 삼각형 모양 아래 그늘초록색 동그라미 모양이 주변 노면의 높은 온도빨간색에 비해 낮은 온도를 뜻하는 초록색으로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19일 기상청이 이동식 관측 차량으로 하루 중 가장 뜨거운 오후 2~4시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 노면0㎝과 높이 150㎝ 지점 기온을 각각 측정했다. 노면 온도는 최고 58.6도, 150㎝는 36.5도로 기온 차가 22.1도였다. 기상청이 매일 예보하는 기온은 전국 기상 관측기의 온도계가 설치된 높이 1.5m 부근을 기준으로 한다. 그래픽=박상훈 올해 온열 질환 추정 사망자 대부분은 폭염에 밭일을 나간 노인들이다. 모자를 쓰거나 팔 토시를 착용해도 내리쬐는 햇볕이 체온을 높인 데다 땅에서 올라오는 열까지 몸으로 그대로 받아 사망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일 경남 밀양시에서 밭일을 하다 사망한 60대 여성은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체온이 41.1도에 달했다. 지난 4일과 8일 각각 광주광역시와 전북 진안군에서 밭일을 하다가 의식을 잃고 사망한 80대·90대 여성도 체온이 41~42도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은 땀샘 감소로 땀 배출이 적고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폭염에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거리를 다니는 것도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유모차에 앉으면 지표면과 가까운 데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유모차 내부에 갇혀 더 뜨거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신진대사율이 높아 열이 많은데, 땀으로 체열을 내보내는 능력은 낮다. 작은 체구로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를 오래 받으면 열사병 등 온열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 올여름은 한낮뿐 아니라 오전에도 온열 질환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시간대별 온열 질환 사고를 보면 오후 2~3시10.7%, 오후 3~4시10.5%, 오전 6~10시10.6%에 많았다. 밤에도 더위가 기승을 부려 밤사이 기온이 별로 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해가 뜨면 곧바로 기온이 치솟는 경향을 보인 탓이다. 복사열 강도도 오전부터 강하다. 19일 오전 11시 기준 최고 체감 기온은 경기 화성 36.8도, 인천 33.8도, 서울 33.1도 등으로 오전부터 이미 30도를 훌쩍 넘겼다. 한낮뿐 아니라 아침에도 온열 질환에 걸릴 수 있으니 안심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온열 질환을 피하려면 하루 중 가장 더운 낮오후 12시~5시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야 한다. 열사병 등 온열 질환은 상태가 서서히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한순간 쓰러질 수 있기 때문에 몸에 열이 쌓이지 않도록 외출을 하더라도 햇볕 쬐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미리 물을 자주 마셔 탈수에도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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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박상현 기자 blu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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