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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죽어가는 그 골목…신림동은 죄가 없다 [인턴기자의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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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2회 작성일 23-08-2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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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죽어가는 그 골목…신림동은 죄가 없다 [인턴기자의 세상보기]
“퇴근 시간이 너무 늦을 때는 택시를 타고 집 앞까지 가곤해요.”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 거주하는 박모26씨는 신림동 자취 5개월 차다. 그는 지난달부터 퇴근 시간이 늦을 때면 불안한 마음에 택시를 타고 퇴근한다. 박씨는 “최근 신림동에서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해 같은 동네 사는 남자친구와 함께 출퇴근 한다”며 “혼자 집에 가야할 땐 집 앞까지 택시를 타는 경우도 잦아졌다”고 토로했다.

24일 오후 2시 신림동 등산로 입구가 한적하다.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지 한 달이 지났다. 시민들에게는 여전히 그날의 끔찍한 기억이 남아있지만 골목의 상처는 조금씩 아물고 있는 듯했다. 그런데 지난 17일 신림동 등산로에서 다시 성폭행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흉기난동 사건 때문에 생겨난 악영향에서 어렵게 회복하던 신림동 골목상권은 다시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시민을 공분케하고 묻지마 범죄에 대한 공포심을 키운 강력범죄가 신림동에서 연이어 발생한 셈이어서다. 신림동을 자주 찾던 10·20대 외부인은 물론이고 지역 주민도 거리를 걷는 마음이 불편해졌다. 신림동 등산로 살인 사건이 발생한지 일주일째인 24일 신림역 4번 출구와 신림동 등산로를 찾아가봤다.

◆“상권이 조금 살아나나 싶다가 다시 꺾였다”

이날 오전 11시 신림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나왔다. 꽤 많은 시민이 지하철역과 대로변을 거닐며 저마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그 골목으로 들어서자 적막감이 감돌았다. 골목 입구에선 경찰 2명이 탑승한 경찰차가 보였다.

24일 오후 12시 30분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 앞 골목.
먼저 사건이 발생한 지점을 따라 걸었다. 식당, 카페 한두 곳과 무인으로 운영하는 즉석사진관이 있었다. 대부분 매장에는 손님이 없었다. 오전 11시 30분 한 식당을 찾았다. 비어있을 줄 알았던 좌석에는 몇몇 손님들이 식사하고 있었다. 처음 식당에 들어섰을 때 5개 테이블에 손님이 있었고, 정오가 되자 세 무리의 손님이 더 들어왔다.

식당 관계자는 “평상시에는 이 정도로 많지 않은데, 오늘이 손님이 많은 편이다”며 “요새 사건이 터지고 나서 손님이 적어서 걱정이다”고 나지막이 말하면서도 평소보다 많은 손님에 밝은 표정이었다.

24일 오전 11시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 앞 골목에 경찰차가 세워져 있다.
식당 바로 앞에 있는 카페는 사정이 달랐다. 평일임을 감안해도 점심시간 이후인데 식사후 카페를 찾았을 법한 손님이 전혀 없었다. 카페 점주는 “사건이 일어나고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특히 평일보다 주말에 손님이 줄었다는 것을 크게 체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골목에서 사건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하고 한 달이 지나자 조금 괜찮아지나 싶더니 저번 주에 등산로 사건이 일어나면서 다시 손님이 뜸해졌다”고 덧붙였다. 카페 매출액도 이전과 비교해 2분의 1로 줄었다고 한다.

24일 오후 2시 30분 신림동 등산로를 산책하는 시민이 드물었다.
◆“신림동 등산로, 한적하고 좋은 곳이었는데…”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 등산로는 신림역 4번 출구 앞에서 버스를 타고 20분만에 갈 수 있었다. 인적이 드문 입구를 지나자 등산로를 걷거나 앉아서 쉬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대부분 60~70대 고령층이었다.

등산로에서 만난 이복현68씨는 신림동에서 40년 가까이 거주하고 있다. 이씨는 “매일 오전 5시30분이면 등산로에 있는 족구장에 나와 주민과 운동하고 아침 식사를 한다”면서 “그러나 등산로에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는 산책을 나오는 분들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함께 운동하거나 식사하지 않아도 지나가면서 인사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분들이 안보이기 시작했다”며 “특히 아저씨들은 그대로 나오지만 젊은 아주머니들은 무서우셔서 잘 나오지 않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2시 40분 신림동 등산로를 내려오자 순찰을 위해 경찰이 입구에 경찰차를 주차했다.
이씨는 살기 좋은 곳에서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 점과 피해자의 죽음에 크게 안타까워했다. 그는 “원래는 조용하고 공기도 맑은 평화로운 곳”이라고 설명하면서 “등산로에서 사망한 피해자가 선생님이시며, 효녀라고 들었는데 그런 끔찍한 일을 당해 정말 안타깝다”며 슬픔을 전했다. 등산로를 내려오는 길 입구에도 경찰차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

글·사진=김지호 인턴기자 kimja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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