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연금 고갈 늦추는 금손…낮은 급여에 30명 탈출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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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에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건물 외경. 연합뉴스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은 지난 6월 말 기준 약 1147조원으로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 일본 공적연금GPIF에 이은 세계 3위 규모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 적립금은 2041년부터 적자로 돌아선 뒤 2056년 소진될 전망이다.
저출산 고령화 등에 따른 기금 고갈을 늦추려면 운용 수익률을 제고하는 게 필수적이다.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국민연금 개혁안에서 수익률을 당초 4.5%에서 5.5% 이상으로 1%포인트 넘게 높이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김영희 디자이너
여기엔 낮은 급여 수준, 2017년 본부의 전주 이전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기금운용직 평균 급여는 대부분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올해 9월 말 기준 책임 직급의 급여는 평균 8789만원으로 2018년 말8484만원보다 300만원가량 느는 데 그쳤다. 젊은 주임 직급은 올해 3610만원으로 2020년4261만원보다 오히려 600만원 이상 하락했다. 서울 대신 전주 근무를 해야 하는 데 대한 거부감도 여전히 크다.
빠져나간 퇴직자 상당수는 상대적으로 처우가 좋은 곳에 재취업한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금운용직 퇴사자의 70%는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은행, 로펌 등에 새로 자리 잡았다.
김영희 디자이너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시장보다 처우가 많이 안 좋고, 전주에 위치해 기존의 삶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라거나 "곧 퇴사 예정"이란 글이 여럿 올라온다. 다만 연금공단 측은 "지원율 하락과 퇴직의 사유에 대해선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력 유치도, 유지도 쉽지 않다 보니 기금운용직이 갖는 업무 부담은 상당하다. 이들의 1인당 기금 운용액은 2조8378억원지난해 기준으로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의 10.9배,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의 4.4배 수준이다. 인력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각 운용직이 책임져야 할 기금 규모도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기금 운용 수익률도 외국의 주요 연기금보다 낮은 편이다. 전체 자산의 최근 5년 수익률은 평균 7.21%로 노르웨이 국부펀드8.72%, 일본 공적연금8.55%,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7.9%,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7.74%에 밀렸다는 게 서 의원실 분석이다. 지난해 역대 최고인 13.59%의 수익률을 거뒀지만, 해외 주식은 벤치마크기준점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서명옥 의원은 "운용 수익률을 높이고 국민연금 소진을 늦추기 위해선 우수한 인재가 기금운용직으로 노하우를 쌓고 성과를 거두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인건비 현실화 등 처우 향상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국회입법조사처도 "보수체계 개선, 포상, 경력개발 인센티브 확대 등을 통해 기금운용직 이탈을 방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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