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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위중한 환자들은 어떡하죠"···빅 5 전공의 집단사직 앞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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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38회 작성일 24-02-1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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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5 전공의 "19일 집단 사직서 제출···20일 근무 중단";환자·보호자 "환자 목숨 두고 집단사직은 명분 없어"

[르포] 위중한 환자들은 어떡하죠···빅 5 전공의 집단사직 앞둔 병원 현장 가보니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걸어가고 있다. 이날 새벽 서울대병원을 포함한 빅 5 전공의들은 19일까지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부터 근무를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종현 기자

[서울경제]

“전공의 파업은 말이 안 되는 소리예요. 세브란스병원은 위중한 사람들이 많이 오는데, 그 사람들을 두고 파업을 하면 어떡하나요?”


1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은 평일 오전과 비슷한 분위기였지만,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당황스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이날 김포에서 항암 치료를 위해 남편과 함께 세브란스병원을 방문한 정미숙65 씨는 “위중한 환자들은 한 순간에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할 수도 있다”면서 “생명을 놓고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 파업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시내 ‘빅 5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세브란스병원’ 전공의들이 19일까지 ‘집단사직’ 의지를 표명한 가운데, 환자들과 의사를 제외한 의료계 관계자들은 우려 섞인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


발단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직 의사를 밝힌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이었다. 그는 “오는 2월 20일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30일간 병원에서 성실히 근무한 후 세브란스 병원을 떠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후 대전협은 16일 ‘빅 5’ 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논의한 결과 오는 19일까지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는 20일 오후 6시 이후에는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전공의는 응급·수술 현장 일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의사 단체행동 중 가장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받는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전날까지 7개 병원에서 154명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빅 5’ 병원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사들도 대체로 이러한 분위기에 동조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30대 전공의는 “언론에 알려진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지만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면서 “개인적으로도 사직서를 제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 외과 전공의는 “개별적으로 공지가 오지 않아 사직서 제출 소식을 뉴스를 통해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환자와 보호자들은 당장 치료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 불안을 호소했다. 특히 ‘빅 5’ 같은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질병 치료를 위해 긴 시간을 대기한 경우가 많아, 이 점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심장 문제로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 중인 차현호69 씨는 “2000명 증원한다고 일을 못하겠다는 건 밥그릇 싸움 아니냐”면서 “지금 의사 한 명이 보는 환자 수가 너무 많아 예약을 잡으면 일주일이나 두 달 뒤에 볼 수 있는데, 집단사직은 환자 입장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배우자가 류머티스 질환을 앓고 있어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을 찾은 조병길65 씨는 “자신들의 권리를 찾는 것도 좋지만, 환자들을 생각해야 한다. 진료하면서 주장하면 이해가 가지만, 아예 중단하는 게 말이 되나. 환자들이 다 죽으라는 것”이라고 했다.


환자를 이송하는 기능원 등 의료계 관계자들도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한 남성 기능원26은 “솔직히 굳이 파업을 해야 되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의료 인력이 부족한 건 맞으니 이를 양성하기 위해 의료 인력을 늘린다는 건데 왜 반발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남성 기능원32도 “같이 일하는 동료지만 파업이 좋게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어떤 면에서 의사보다도 가장 환자랑 가깝게 있는 입장이어서 환자에게 공감이 간다”고 말했다.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신서희 shshin@sedaily.com이정민 mindmin@sedaily.com임종현 기자 s4ou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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